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예비후보로 나선 우파(右派) 진영 후보 4명이 6일 '여론조사 50%, 선출인단 투표 50%' 방식으로 이원희 전 교총 회장을 단일 후보로 선정했다. 우파 진영 후보로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이 5명 더 있어 우파 후보는 6명이 난립하고 있다. 친(親)전교조 진영에선 지난달 14일 곽노현 후보를 단일 후보로 정했다. 이에 불만을 품은 2명이 단일화에서 이탈해 독자적으로 뛰고 있다. 경기도교육감은 좌파 진영에서 현 김상곤 교육감을 단일 후보로 추대했고 우파 후보 4명 사이의 단일화는 지지부진이다.
과거 교육감 선거를 단독으로 실시했을 때의 투표율은 15~21%에 불과했다. 그 정도로 유권자 관심이 낮다. 대선과 동시에 실시한 2007년 12월엔 투표율이 60%대로 올라갔지만 정당 공천이 아닌데도 유권자들이 정당 공천으로 오해해 특정 정당과 같은 기호를 뽑은 후보가 모두 당선됐다.
후보로 나선 사람들 면면은 다 고만고만하다. 교육계 5년 이상 경력이 있어야 출마할 수 있다는 조건 때문에 후보들 대부분이 교육계 출신이다. 그래서 좁은 교육계 안에선 인지도(認知度) 차이가 있다지만 표를 찍는 일반 유권자 입장에선 모든 후보가 생면부지(生面不知)이긴 마찬가지다. 누가 누구인지 구분도 되지 않고 그 사람이 왜 나오는지도 알 수가 없다. 우파 후보들 사이에 정책적 차별성이 있지도 않다. 이런 식의 선거는 유권자들에게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무명씨(無名氏) 가운데서 도토리 키재기 식으로 한 명을 골라잡으라고 강요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후보들도 선거 전략이고 뭐고 없이 그저 요행을 바란다는 것이 정직한 지적이다.
이런 교육으로 21세기 선진 민주 복지국가를 이끌어나갈 사람을 길러낼 수 있느냐가 한국 교육의 최대 이슈다. 상황이 이렇다면 '그 사람이라면 한국 교육의 장래, 나아가 한국의 미래를 맡겨볼 만하다'는 후보를 찾아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깜깜한 밤중에 얼굴도 모르고 누구를 골라잡는 식의 선거로 한국 교육은 또다시 앞으로 4년 엎치락뒤치락 홍역만 치르다 세월을 보내고 말 것이다.
지금 같은 보수계 후보들의 난립상(亂立相)이 정리되지 않으면 보수계 후보자들은 전교조 성향 후보에게 교육감 자리를 상납해서 자기 교육철학과 정반대되는 교육정책이 시행되도록 하는 들러리 노릇으로 끝나게 될 것이다. 보수 쪽 예비후보들이 이 나라 교육의 미래를 위해 용단을 내려야 할 때다.
[오늘의 사설]
[사설] 검찰, 이대로 가면 '비리 수사處' 피할 수 없게 될 것
[사설] 중국, 김정일 訪中 결과 세계와 관계국에 설명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