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조전혁, '전교조 명단 삭제' 기자회견

  • 뉴시스

    입력 : 2010.05.03 11:30 | 수정 : 2010.05.03 11:43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 /조선일보DB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이 4일 자정을 기해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조합원 명단을 내리기로 했다.

    조 의원은 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명단 게재로 매일 3000만원에 달하는 벌금이 귀족노조인 전교조에 들어가게 됐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명단을 내리기로 결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조 의원의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기자회견문

    내일(4일) 자정을 기해 제 홈페이지에 게시된 교원단체가입 명단을 내리기로 했습니다. 동료의원들께서 명단공개에 힘을 보태주셔서 더 이상 공개의 실익도 없지만 버틸 힘도 없기 때문입니다. 내일 자정을 택한 이유는 그만큼이 제가 책임질 수 있는 이행강제금의 한계이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국가에 납부하는 벌금도 아니고 한 해 100억원이 넘는 조합비를 쓰고 있는 귀족노조에 '바칠' 이유는 더더욱 없기 때문입니다. 제 아내의 마음고생도 큽니다. 국제통화기금(IMF)위기 때 빚보증 문제로 대학에서의 봉급을 차압당해 고생한 아내를 더 이상 공포감으로 시달리게 하는 것은 국회의원을 떠나 지아비의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명단 내리는 것을 결정하면서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이 이렇게 무력한가?"라는 자괴감에 몸서리쳤습니다. 잘못이 있다면 벌을 받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입니다. 그것을 피할 생각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저의 경우는 법원으로부터 국회의원의 직무와 소신을 사전검열 당했고, 어마어마한 이행강제금에 국회의원을 떠나 한 개인으로서 양심의 자유가 결박당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저는 제 행위의 오류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습니다. 명단의 공개가 법적으로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문제가 있다면 민·형사상 처벌받겠다는 저의 자발적 의지로 저는 면책특권을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합리적으로 따져보면 될 일입니다. 그러나 법원은 제가 공개할지 않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미리 예단하고 공개금지를 명령했습니다. 제가 헌법재판소에 따져보자는 것은 이 부분입니다. 제가 법을 어겼는지, 아니면 법원이 법을 어겼는지를 말입니다.

    국회의원은 정치인입니다. 장차관이나 행정부 관료가 아닙니다. 관료의 직무범위는 엄격히 제한돼 있습니다. 그러나 국회의원의 직무범위는 포괄적입니다. 아니 포괄적이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다양한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할 수 없습니다. 국민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할 수 없습니다. 그때그때의 뜨거운 정치적 쟁점에 대해 정치가 기능할 수 없습니다. 국회의원이 '입법전문 관료'가 돼야 합니까? 국민의 알권리 하나 지켜드리지 못하면 그것이 국회입니까?

    전교조 참 대단합니다. 칭찬합니다. 진즉 인정했지만 투쟁력 하나만은 가히 세계 최고랄 수 있습니다. 전교조의 지원세력은 더 존경하게 됐습니다. 전교조-민주노총-민노당으로 연결되는 정치전선, 전교조-좌파시민사회단체의 끈끈함…. 게다가 최근에는 민주당까지 가세하고 있으니 이제부터 전교조를 누가 건드리겠습니까? 그 단결력과 결속력을 배우고 싶습니다.

    제가 전교조 이슈를 선거쟁점화한다고 비난을 퍼붓고 있는 전교조는 이번 강제이행금 관련해서 특유의 정치색을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제게서 빼앗은 이행강제금을 '무상급식'에 사용한다고요? 전교조가 급식비 내주는 게 어떻게 무상급식입니까? 급식지원이지요. 무상급식 문제가 선거이슈인 것은 전교조 아니라 천하가 다 아는 일 아닙니까. 전교조가 이런 식으로 정치색을 드러내니 비판받는 겁니다.

    단기필마로 대항해 보려했지만 '돈 전투'에서는 일단 졌다고 고백합니다. 국회의원도 돈이 좀 있어야 하는 구나를 느꼈습니다. 전교조와의 분쟁으로 압박을 받은 일선학교의 많은 교원·학부모에게 저의 싸움은 일종의 대리만족이었을 것입니다. 더 못 버텨드려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전교조 측에 당부합니다. 워낙 재산이 없어 저의 동산·부동산에서 가져갈 것이 없을 겁니다.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누군가에 차압을 당하는 것은 국가의 품위 면에서 결코 좋지 않은 모습입니다. 세비에서 차압해봤자 한 달에 3~400만원 정도일 것입니다. 친구나 친척, 선배들에게 빌려서라도 제가 제 발로 갖다드리지요. 억이 넘는 돈이니까 한 번에 드릴 능력은 안 됩니다. 구해지는 대로 매주 1~2000만원씩 갖다 드리겠습니다. 전교조 입장에서도 그게 돈 받는데 유리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국민과 학부모의 교육권이 우리 자녀를 가르치는 교육활동의 모든 것을 지배해야 한다는 굳은 신념을 가지고 끝까지 싸워나가겠습니다. 여기에 정치논리, 노조논리…. 다른 어떠한 것도 끼어들어서 안 됩니다. 6만명의 똘똘 뭉친 힘과 또 수십만명의 지원을 받는 전교조와의 큰 싸움이 시작됐습니다.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의원 한두 사람의 힘만으로 안 됩니다. 제가 선봉에 서겠습니다. 국민께서 직접 참여해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건 싸움입니다. 감사합니다. 또 죄송합니다.

    대한민국 국회의원 조전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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