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작전 참모부장(작전본부장 예하)에 육군 6명, 공군 1명… 해군은 없어

    입력 : 2010.04.28 02:51

    [천안함이 남긴 것… 국가 안보를 짚는다] [2] 육·해·공 따로 가는 합참
    합참 작전라인 대부분 '합동 작전' 경험 없어
    천안함 침몰 8시간 전 '합동성 토론회' 열고도 自軍 중심주의 또 확인

    지난달 26일 천안함이 침몰하기 8시간여 전인 오후 1시반쯤 충남 대전 육군교육사령부 대강당. 이상의 합참의장과 육·해·공군참모총장 등 군 수뇌부가 참석한 가운데 '합동성(合同性) 강화 대토론회'가 개막됐다.

    육·해·공 3군(軍)이 상호 반목과 불신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협조로 합동작전, 교육훈련, 무기 도입 등 모든 분야에서 효율성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뜻깊은 행사였다. 특히 현대전에서 3군 간의 긴밀한 협력에 따른 합동성은 가장 중요한 화두(話頭)로 등장하고 있는 터여서 더욱 그러했다. 그러나 그 직후 발생한 천안함 사건은 육·해·공 3군의 합동작전체계에 여러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이날 오후 9시 22분 천안함이 침몰한 뒤 청와대 위기상황센터는 합참의장이나 국방장관보다 약 20분 먼저 사태를 인지했다. 합참의 한 해군 장교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에 파견 나가 있는 해군 대령(행정관)에게 휴대폰으로 사건 발생 사실을 알려줬기 때문이다. 해군 간의 비공식 보고 라인이 먼저 작동한 셈이다.

    지난 12일 해저에 가라앉아 있던 천안함 함미를 백령도 해안 가까이 이동할 때에도 인양작전 지휘 최고 책임자인 합참의장이 해군참모총장보다 늦게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원래 해군참모총장은 인사·군수 등 군정권(軍政權)만 갖고 있고, 군령권(軍令權)인 작전과 관련해선 지원 임무만 맡고 있었기 때문에 합참의장이 먼저 보고를 받았어야 했다. 이에 따라 현장 지휘관(해군 중장)이 적절한 처신을 했느냐는 문제가 제기됐다.

    공군 전투기가 침몰사건 발생 1시간18분이 지난 26일 오후 10시40분에야 출격한 것도 합동성 문제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달 26일 개최된 '합동성 강화 대토론회'에서도 육·해·공 3군 간의 합동성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자군 중심주의가 꼽혔다. 국민대 박휘락 교수가 육·해·공군 및 해병대 중·대령 453명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합동성 저해요인으로 자군 중심주의(70%), 타군(他軍) 이해 부족(60%), 군구조의 문제(44%), 인사제도 미비(41%), 합동교육 부족(25%) 등이 꼽혔다.

    일각에선 합참이 지나치게 육군 중심으로 돼 있고 합참 근무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작전 분야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천안함 침몰 이후 군 대응작전과 함수·함미 수색 및 인양작전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합참 합동작전본부는 본부장(육군 중장) 예하 7개 참모 부서 참모부장 가운데 공군 1명을 제외하곤 6명이 모두 육군이다. 해군 중심인 천안함 사건 관련 작전을 이해하고 지휘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사태에서 핵심 라인인 합참의장-합동작전본부장-작전참모부장(소장)-작전처장(준장)-합동작전과장(대령) 가운데 합참에서 제대로 근무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은 작전본부장뿐이다. 합동작전과장은 중령 시절 1년간 합참에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예비역 장성은 "합참 근무 경험이 없으면 타군과의 합동작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쉽다"고 말했다. 국회 국방위 소속 한나라당 이윤성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합참의 총괄 담당 과장(대령급) 75명은 모두 육군이고 해·공군은 한명도 없는 실정이다.

    먼저 보고받은 해참총장과 대통령… 지난달 30일 백령도 인근 천안함 침몰 현장을 찾은 이명박 대통령이 실종 장병 수색 작업에 투입된 독도함에서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으로부터 침몰 상황 등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청와대 제공
    전문가들은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선 육·해·공 각군의 교육훈련 및 인사 시스템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현재 3군의 소령 진급자들은 각군 대학에서 3~4주간 자군(自軍) 위주의 합동작전 기초교육을 받는데 이는 미국·독일 등 선진국에 비해 기간이 짧고 대상자도 적다. 직업군인들이 민감한 진급심사권을 일정 부분 국방부·합참이 행사하지 않는 한 자군 중심주의는 개선되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는 각군 참모총장이 실질적인 진급권을 갖고 있어 국방부·합참·한미연합사·청와대 등에서 근무하는 사람들도 3군 간 협력을 생각하기보다는 3군 본부가 있는 계룡대와 모군(母軍) 상급자들만 쳐다보게 된다는 것이다.

    합참은 작전·정보 등 군령권, 각군 본부는 군정권을 갖도록 획일적으로 나뉘어 있는 시스템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전문가도 있다.

    나중에 보고받은 국방장관과 합참의장… 작년 10월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는 김태영 국방장관(왼쪽)과 이상의 합참의장. /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그러나 육·해·공 각군과 합참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물려 있어 이런 개선책이 실현되려면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는 지적이다.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이 지난달 26일 합동성 강화 대토론회에서 한 말은 우리 군의 현주소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김 총장은 "합동성을 강화한다는 대의에는 찬성하지만 한국군이 자칫 물오리가 되자는 얘기처럼 들린다. 물오리는 물에서 헤엄치고 땅 위에서 걸으며 하늘로 날기도 한다. 그러나 군은 물에서는 상어처럼, 땅에서는 호랑이처럼, 하늘에서는 독수리처럼 싸워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동성(Jointness)

    군사력을 효과적으로 통합해 전투력 승수효과(synergy)를 극대화시키는 것을 말한다. 미 합참의장을 역임한 윌리엄 오웬스는 이를 각군의 강점을 적절히 배합해 합동 전투력을 높이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공중에서는 독수리, 땅 위에서는 사자, 바다에서는 돌고래처럼 싸우되 이들 개개 동물이 통합해 ‘다차원 동시 통합 전투’를 수행하는 군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게 군에서 논의되는 합동성 강화의 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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