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 여직원에 아파트 사주고 '이혼 위자료'까지 물어준 군수

    입력 : 2010.04.22 15:37 | 수정 : 2010.04.22 17:11

    감사원, 금품수수 지방자치단체장 무더기 적발 '비리천국'

    감사원은 22일 지역건설업체에 공사를 따게 해주고 뇌물로 3억원 상당의 별장을 받는 등 인·허가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충남의 군수 A씨와 경기도 시장 B씨, 경북 군수 C씨 등 현역 단체장 3명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특히 한나라당 소속 A·C 군수는 최근 6·2 지방선거 후보자로 한나라당의 공천이 확정된 상태여서 공천 재검토 여부가 주목된다.

    감사원은 관련 시·군 공무원과 업자 29명에 대해서도 수사를 요청했다. 감사원은 또 공사 입찰비리 의혹이 있는 전북 지역 기초자치단체장 D씨에 대해서는 검찰에 감사자료를 통보, 의혹 규명을 요청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2004년 6·5 재보궐 선거에서 당시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당선된 충남지역 A 군수(현재는 한나라당 소속)는 2005~2008년 관급 공사 7건(102억원 상당)을 수주받은 지역 건설업체 사장으로부터 건축비가 3억원 정도인 행담도 인근 별장을 뇌물로 받은 혐의다. 또, 2006년 11월 아파트사업을 부당 승인해주고 해당 업체로부터 시가 3억4000만원 상당의 아파트를 1채를 뇌물로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A 군수는 또 2008년 2월 사업비 570억원 규모의 군 청사 신축공사 입찰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과 친분이 두터운 50명을 입찰 평가위원으로 선정해 입찰 하루 전에 명단을 누출되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충남 지역 A 군수가 관급공사를 몰아주고 받은 건설업체 측으로부터 받은 별장. 서해 행담도 인근에 있는 이 별장은 건축비만 3억원 상당이다. / 감사원 제공

    감사원은 “A 군수가 별장을 뇌물로 받으면서 수뢰 사실을 숨기기 위해 별장 명의를 형 앞으로 하고 업체로부터 돈을 받아 형이 다시 업체로 건축비를 송금하는 방식으로 위장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했다. 특히 직업이 없는 A 군수의 처제가 A 군수로부터 자금을 받아 2006~2008년 10억원 이상의 부동산 7건을 매입한 사실이 적발됐다.

    또 A 군수가 2005년 7월 부하 여직원에게 3억3000만원짜리 아파트를 사주고 10억원 이상의 자금 관리를 맡긴 것으로 조사됐다고 감사원은 전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 여직원의 전 남편을 조사한 결과 두 사람은 내연의 관계로 여직원이 이혼을 당하는 과정에서 전 남편에게 준 위자료까지 A 군수가 물어준 정황이 있다”고 했다.

    경기지역 B 시장은 2003년 시 소재 무주(無主)부동산 4필지(2929㎡)를 관내 사회단체장 S씨가 점유취득할 수 있도록 증인진술서 등 시 관련 문서를 허위로 작성해 법원에 제출하도록 한 소속 공무원 J씨를 S씨의 청탁을 받고 부당하게 승진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감사원은 "J씨가 허위 자료를 제공해 결국 S씨는 국가로 귀속돼야 할 부동산 4필지(16억원 상당)를 2004년 10월 재판을 통해 귀속 받았다"고 밝혔다. 감사원 관계자는 "지역에서 상당수 회원을 확보한 사회단체장인 S씨의 득표력 때문에 B 시장이 불법행위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경북 C 군수는 2006년 군수 취임 전까지 자신이 경영하던 건설사에 군수 취임 후 30억원 상당의 공사 27건을 불법 수의계약을 통해 몰아주고 2007년 11월엔 영양군에 조성되는 산업단지 토목공사와 진입도로 공사 112억원어치를 이 업체에 하도급 주도록 산단조성사 측에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C 군수는 군수 취임 뒤 자신의 친구를 이 회사 대표이사로 내세웠지만 여전히 자신의 장인과 함께 회사 지분 50%를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C 군수는 입찰 과정에서 인근 지자체 1곳의 업체도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규정을 피하기 위해 인근 영덕군 업체와 입찰가격을 미리 담합해 자기가 주주로 있는 회사에 공사를 몰아준 것으로 조사됐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C 군수는 공사를 몰아준 대가로 이 업체로부터 5억5000만원을 받아 자신이 부인이 운영하는 스크린골프장 운영비 등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북 기초자치단체장 D씨는 작년 8월 사업비 120억원 규모의 절전형 전기가로등 교체사업을 추진하면서 특정업체에 사실상 수의계약을 통해 공사를 몰아주는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그러나 “감사 과정에서 사업을 담당한 시 공무원이 자살하는 바람에 혐의 입증이 덜 돼 검찰에 자료를 통보해 의혹을 규명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또 지방공기업인 경북지역 M사 사장 E씨가 공사 소유 골프장에 홀인원 이벤트 사업권을 수의계약으로 체결하면서 업체 대표로부터 2000만원 상당의 도자기를 수수한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E 사장이 계약을 맺은 홀인원 이벤트는 특정 홀에서 1만원을 걸고 홀인원을 하면 일제 고급 승용차를 상품으로 주는 사행성 게임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6·2 지방선거 이후 다른 지자체장에 대해서도 토착비리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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