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학, 지구본을 돌리다

    입력 : 2010.04.19 03:05

    유럽중심 벗어나 새 상상력 모색… 아시아·아프리카·남미 문학포럼

    유럽 중심으로 전개되어 온 세계문학에서 벗어나 새로운 주제와 상상력을 찾기 위해 아시아·아프리카·남미의 작가들이 인천에서 만난다. 23~25일 인천 아트플랫폼과 하버파크호텔에서 열리는 '제1회 알라(AALA, 아시아·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 문학포럼'에는 중국·베트남·인도·필리핀(아시아),이집트·팔레스타인(중동),남아공·나이지리아(아프리카),쿠바·브라질(남미) 등 11개국의 작가 13명이 한국 문인들과 만나 '세계문학을 다시 생각한다'라는 주제로 토론을 벌인다. 한국측에서는 소설가 박완서·이경자·김애란씨와 문학평론가 김명인·이경재·신수정씨 등이 참석한다.

    왼쪽부터 소설가 살와 바크르, 소설가 박완서, 소설가 류전윈, 소설가 파크리 살레.
    기조발제를 맡은 이집트의 저명한 여성소설가 살와 바크르(Bakr)는 '타자(他者)의 환상과 거리 두기'라는 글에서 만성적인 실업과 가난에 시달리는 이집트 여성과 내전으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낸 1980년대 레바논 여성들을 언급하며, "이런 나라에서 여성 문인으로 글을 쓰는 것은 독특한 맥락을 포착하는 것이어야 하고, 그것은 유럽 여성작가들의 문학과 같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비서구 여성 작가의 목소리'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제1분과에서 소설가 박완서씨는 '내가 믿는 이야기의 힘'이란 글을 통해 여자의 몸으로 겪은 6·25 전쟁의 끔찍한 경험을 증언하기 위해 "글을 쓰고 싶었지만 막상 소설가 데뷔는 치떨리는 경험이 원경(遠景)으로 물러나 증오가 연민으로, 복수심이 참고 이해하는 마음으로 바뀌면서 비로소 가능했다"고 고백한다.

    '제국, 탈식민, 근대, 이산'이란 주제의 제2분과에서 중국 소설가 류전윈(劉震云)은 '유럽 문학 극복을 위한 작가들의 실력배양'론을 펼 예정이다. 그는 특히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의 약진을 예로 들며 "김연아 선수가 유럽중심주의를 깨뜨리면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깨뜨리는 방식도 아주 간단했다. 다른 선수들보다 뛰어난 기량으로 세계 최고의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라고 강조한다.

    제3분과의 '유럽중심주의를 넘어선 세계문학'에서 팔레스타인 소설가 파크리 살레(Saleh)는 '비서구인의 눈으로 본 아랍 소설'이란 글을 통해 코란을 비롯한 다양한 전통 소재를 서구의 서사 방식인 소설과 성공적으로 결합한 아랍권 작가들의 사례를 소개한다. 인천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이번 포럼은 분과별 토론 외에 작품 낭독회(23일 오후 7시), 독자와의 대화(24~25일 오전 10시) 등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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