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안티 삼성 인물이나 단체가 삼성을 비난하더라도 무대응하는 전략을 수정,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삼성 비판 '삼성을 생각한다'에 대해 말하기 시작한 삼성그룹
삼성그룹은 12일 직원들이 사용하는 내부통신망 '싱글'을 통해 김용철 변호사가 쓴 삼성 비판서가 사실과 다른 내용이 많다고 정면 비판했다. 검사 출신으로 삼성 법무실에서 근무했던 김용철 변호사는 지난 2월 삼성과 관련한 부정적인 경험을 담은 '삼성을 생각한다'란 책을 펴냈다. 그동안 삼성은 김 변호사가 책을 통해 주장한 내용에 대해서는 일절 대응하지 않았다. 그러나 삼성은 싱글에 올린 '삼성 임직원 여러분께 알려 드립니다'를 통해 김 변호사 주장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삼성측은 이 글을 통해 "책에 김 변호사가 수원공장에 가봤더니 공장이 어두침침하고 화장실엔 화장지가 없고 물도 안 나온다는 내용이 있는데, 직원 여러분이 더 잘 알겠지만 터무니없는 이야기"라고 했다. 또 직원을 도청·감청·미행한다는 김 변호사 주장에 대해서도 삼성의 보안 시스템은 다른 기업의 수준과 동일한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삼성 그룹 관계자는 "계속 침묵을 지키면 임직원들이 회사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 먼저 직원들에게 정확한 사실을 알리는 작업을 시작한 것"이라며 "향후 언론매체·인터넷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적극적으로 사실을 알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근로환경 논란 일자 사상 최초 공장 공개
또 삼성그룹을 대표하는 삼성전자도 이날 회사의 심장이랄 수 있는 기흥 반도체 공장을 15일 기자들에게 전면 공개하겠다고 발표했다. 반도체 공장 설립 이래 첫 공개이다. 경쟁업체에서 설비 배치만 봐도 현재 기술 수준이나 향후 기술 발전 방향을 알 수 있다는 이유로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한 번도 외부에 공장 내부를 공개하지 않았다.
공장을 공개하는 이유는 반도체 공장 근무환경이 백혈병을 유발한다는 논란 때문이다. 그동안 노동단체들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근로자 가운데 22명이 암에 걸렸고 일부가 사망했다"며 공장 근로 환경이 암·백혈병을 유발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임원은 "3만5000명의 반도체 사업부 근로자 혹은 퇴직 근로자가 십수년간 발병하고 사망한 숫자"라며 "특별히 평균치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이며 이 같은 내용을 포함 15일에 적극적으로 해명하겠다"고 밝혔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은 그동안 지나치게 보안을 앞세우는 조직이었다"라며 "앞으로는 보안보다 먼저 소통을 생각하는 기업 문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삼성그룹은 중요한 소식은 임직원에게 먼저 알린다는 내부소통 원칙을 세웠다. 또 정보를 외부에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외부소통 활동도 강화할 계획이다. 삼성측은 이를 위해 그룹 공식블로그인 '삼성이야기(www.samsungblogs.com)를 이번 주 내로 개설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