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핵태세 검토 보고 발표] '核 없는 세상'… 오바마 독트린 시동

    입력 : 2010.04.08 02:58

    美 안보전략에서 핵무기 역할 축소…
    러시아 지지 얻어냈지만 신흥국 반발은 여전

    이번 주부터 버락 오바마(Obama) 미 대통령이 그동안 자신이 주창해온 '핵(核) 없는 세상' 구현을 위한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었다. 6일 '핵태세 검토보고(NPR)' 발표를 시작으로 오바마 대통령은 8일 러시아와 전략핵탄두 숫자를 현행 2200기에서 1550기로 감축하는 내용의 신(新)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 조인식에 나서고, 12~13일에는 워싱턴에서 47개국 핵안보정상회의를 갖는다. 정상회의에서는 핵물질의 안전한 보관과 핵밀수차단, 핵테러 차단 등이 집중 논의될 예정이다.

    이른바 '오바마 독트린(doctrine)'이라고 부를 수 있는 '2010년 미국 핵 권리장전'의 핵심은 현존 핵무기를 완전히 제거하기 위한 단계적 절차를 밟아나가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오바마는 "4년내 핵물질 확산을 막기 위한 정상회의를 워싱턴에서 개최하고, '핵연료 은행'을 만들어 평화적 용도로 원자력을 개발하도록 하겠다"고 누차 말한 바 있다. 대통령 선거 때부터 이러한 생각을 강조해온 오바마는 지난해 4월 유럽방문 중 체코에서 '핵 없는 세상'을 처음 주창했다. 선거 때 구호인 "우리는 할 수 있어!(Yes we can)"를 반복하며 "전세계가 핵위협에 맞서자"고 촉구했다.

    이번 NPR의 핵심 내용에는 오바마의 비전이 잘 담겨 있다. ▲미국 안보전략에서 핵무기 역할 축소 ▲핵 확산과 핵 테러리즘 예방 ▲핵 전략적 억지 및 안정 유지 등이다. 특히 오바마는 NPR에 핵무기 비(非)보유국이 미국에 생화학무기 공격을 해오더라도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파격적인 원칙'을 담는 데 성공하고 있다.

    오바마는 러시아와 핵무기 감축협정을 적극적으로 이끌면서 그동안 갈등을 보였던 유럽 미사일방어(MD)계획을 취소하기도 했다. 작년 9월 유엔총회연설에서도 '핵 없는 세상' 구현을 역설했으며, 안보리 사상 처음으로 5개 상임이사국 정상들이 참석한 가운데 '핵 없는 세상을 만들자'는 결의안 채택까지 일궈냈다.

    하지만 미국의 의도대로 국제사회가 공동보조를 취할지는 의문이다. 오바마의 구상에 러시아도 지지하고 있지만 '핵 없는 세상'은 신흥국가들이 접근할 수 없는 또 다른 '핵 패권(覇權)'을 유지하기 위한 시도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중동 국가들은 이란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이중적인 태도에 반발한다. 이스라엘의 핵무기 보유는 국제사회에서 기정사실화됐지만 정작 이스라엘은 공식적으로 핵무기 보유를 인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NCND) 정책을 취하고 있다.

    ☞NPR(핵태세검토보고·Nuclear Posture Review )

    미국 핵정책의 근간이 되는 핵관련 종합 보고서로 8년 주기로 작성된다. 1994년 빌 클린턴 정부와 2002년 조지 W 부시 정부에서 각각 발간됐다. 보고서를 내용으로 향후 5~10년 동안 핵정책과 예산 편성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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