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 '천안함' 최원일 함장 브리핑 전문과 일문일답

    입력 : 2010.03.27 19:53 | 수정 : 2010.03.27 22:14

    3월 27일 오후 경기도 평택 해군제2함대사령부에서 침몰한 천안함 함장 최원일 중령이 실종장병가족들에게 사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최 함장은 배가 두동강 나면서 침몰했다고 밝혔다. / 이준헌 객원기자 heon@chosun.com

    26일 밤 침몰한 해군 초계함 ‘천안함’ 함장인 최원일 중령은 “(침몰 당시) 화약 냄새는 나지 않았다”며 “다른 충격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 중령은 27일 오후 5시20분쯤 평택시 해군제2함대사령부 내에서 실종자 가족 300명 가량을 상대로 연 브리핑에서 이 같이 말하고 “한 명이라도 더 구조하기 위해 애썼지만, 살아 돌아와서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

    아래는 브리핑 전문과 가족 일문일답.

    “함장입니다. 가족 같은 장병을 다 구하지 못해 책임을 통감하며 애석합니다. 우리 군은 현재 실종자 탐색과 구조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저 혼자 살아서 돌아와서 면목이 없습니다.

    사고 경위를 설명하겠습니다. 26일 21시25분경 당직상태를 점검하고 함장실로 돌아와 내일 작전계획을 짜고 있는데 ‘쾅’하는 충돌음과 함께 배가 오른쪽 직각 90도로 기울었습니다. 관제기와 통신 등 모든 교신이 두절된 것을 확인하고 밑에서 위로 이동하기 위해 애썼습니다. 밖에서 망치로 문을 깨줘서 올라와 보니 저희 함정 반쪽이 없어진 상태였습니다.

    이에 한 명이라도 더 구조하기 위해, 함장으로서 한 명이라도 더 구조하기 위해 장병들과 함께 최선을 다했습니다. 장병들은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즉각적인 조치를 할 수 없었고, 즉각 함대사령부에 사고를 보고하고 구조 요청을 했습니다. 생존자를 끝까지 살리기 위해 줄, 로프, 소화호스까지 이용하면서 마지막 생존자 한 명까지 구조하고 귀환했습니다.

    장교들만 다 살아남았다고들 말씀하시는데, 지휘소가 함수에 위치해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장교들이 있는 함교, 전투상황실 등이 배 앞쪽에 있어서 장교들이 살아남은 것입니다. 끝까지 생존자 한 명이라도 더 찾기 위해 다친 전우들까지 안전에 유의하며 구조활동을 벌였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보다 저하고 더 많은 시간을 보낸 승조원들을 다 구하지 못해 마음이 아픕니다. 폭발 후 쾅하는 소리와 함께 암흑 같은 상황이 왔고 저는 5분간 갇혀있었습니다.”

    -함장님, 중사 김경수를 기억하십니까. 늘 집에 와서 함장님을 존경한다고 했던 중사 김경수를 모른다고 하진 않으시겠죠. 두 번째 같이 근무하시는 것이니까요. 함장님 저희 가족들을 가엾게 여기셔서 솔직하게 말씀해 주십시오. 아무런 문제 없는 배였습니까?

    “모든 장비, 선체 문제 없었습니다.”

    -주변에서 배에 물이 3번이나 나서 수리를 했다기에 제가 남편에게 천안함 타다가 배 갈라져 물 들어와서 죽으면 어떻게 하냐고 물은 적이 있습니다. 남편이 쓸데 없는 얘기라고 화를 냈지만, 진짜 배가 가라앉지 않았습니까. 3번이나 수리를 했다는데.

    "심정은 알겠지만 시살 확인 안 된 얘기입니다. 물이 찬 적 없습니다.”

    -(다른 사람이 일어나) 물이 들어와서 수리한 적 있잖아요. 제가 들은 것만도 여러 차례입니다.

    “확인 안 된 얘기입니다.”

    -상병 정범구 엄마입니다. 배 한 번 타고 들어오면 수리를 한다고, 구정 때도 들어왔는데 10~12일 있다가 나가면서 수리를 했다고 들었는데. 폭발음만 들었습니까? 비명소리 같은 것은 못 들었습니까?

    “못 들었습니다. 폭발음만 들었습니다.”

    -저는 실종자 중에 조카가 있습니다. 배가 폭발이 난다고 금방 가라앉을 수 있습니까? 일반 어선도 아니고 큰 배가.

    “사실대로 말씀드린 것입니다. 폭발과 함께 올라갔을 때 반파되어 있었습니다. 폭발음이 들렸고, 화약냄새는 안 났으며 기름 냄새가 났습니다. 폭발과 함께 탱크에서 기름이 샌 것 같았습니다.”

    -선수 쪽 장병도 실종이 됐는데 평상시 구조 장비 등에 문제 있었던 것 아닙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1초밖에, 순식간에 사고가 났습니다. 진상규명 위해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내부에 누군가 살아있는지 어떻게 수색되고 있는지 알려주십시오.

    “함장이 배 타고 들어온 지 얼마 안 돼서 죄송합니다. 상급부대에서 전 전력을 다해 수색하고 있습니다.”

    -갈라진 반쪽은 가라앉아 있는 겁니까? 떠내려 갔습니까?

    “모르겠습니다. 침몰한 위치는 알고 있습니다.”

    -사고난지 12~13시간 됐는데 살아있는 사람은 살아있지만, 우리 실종자 가족들은 어떤 수색상황도 모릅니다. 폭발음이 들린 것이 맞고, 평상시 훈련하던 위치 맞습니까?
    “첫번째 질문에 대해, 실제로 폭발음은 났습니다. 사실로 확인된 상황이 두 동강이 났습니다. 두 번째 침몰위치가 평상시 작전하는 위치 맞습니다.”

    -배가 두 동강 난 것은 맞나요?

    “선미 부분이 아예 안 보였습니다.”

    -그 시간이 얼마나 흘렀나요?

    “순식간이었습니다. 순식간에 가라앉아 있습니다.”

    -구체적인 시간을 어떻게 압니까?

    “함교에 당직자들이 있었습니다. 생존자, 당직자들이 전언하기로 순간적, 1초 가량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대한민국 해군의 초계함이 1초만에 두 동강이 나면서 선미 부분이 가라앉은 게 말이 됩니까?

    “저도 그 부분이 가장 안타까운 부분인데, 조사 결과가 나오는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폭발된 뒤 상황은 어땠습니까?

    “배가 오른쪽으로 직각으로 누운 상태였습니다. 옆에 고속정이 접근을 못했습니다. 함정에는 그 당시에 구명정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구명정을 띄워놓고 고무보트가 와서 구조대가 생존자들을 구조했습니다. 구명정은 수압으로 바다에 떨어지면 바로 펼쳐지게 돼있습니다. 없어진 부분이 함정 뒷부분입니다. 함정 반쪽이 반파돼서 없어진 상태기 때문에...”

    -배가 1초만에 가라앉았다는 것은 아무래도 이해가 안 됩니다. 저도 해군 하사관 25기 출신이고 그런데, 지금은 너무 아닙니다. 슬퍼가지고 아까 들어왔을 때 대한민국 해군이 아니고, 집안에 해군이 3사람이나 있습니다. 해군이 너무 실망스럽습니다.

    “1초, 2초라고 시간을 말씀드린 것은 잘못인 것 같습니다. 순식간이었습니다.”

    -그러면 지금 실종자 중에 생존자도 있다고 생각합니까? 생존자가 있을 수 있습니까?

    “저는 함정에서 생존자가 있기를 간곡히 바라는 사람입니다. 최선을 다해서 생존자를 찾겠습니다.”

    -함장이면 당신이 죽더라도 부하를 구했어야 할 것 아닙니까. 생존자가 있을 수 있다고 말 좀 해줘요. 있을 수 있어요?

    “죄송합니다.”

    -왜 21년이나 된 썩어빠진 배를 평택에서 왜 받은 겁니까? 평택항에서 제대로 수리를 못 한 것 아닙니까?

    “정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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