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창간 90주년 특집] [2030 미래를 가다] 전파 망원경 42개로 24시간 우주 뒤져 '인공 주파수' 찾아 고성능컴퓨터로 분석

    입력 : 2010.03.18 05:47

    햇크릭 천문대

    '노트북의 무선인터넷 장치와 휴대전화 전원을 끄시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북쪽으로 차로 다섯 시간을 달려 도착한 '햇크릭 천문대(Hat Creek Observatory)' 입구에 다다르자 커다란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외계생명체 신호 감지를 유일한 목적으로 삼은 천문대에서 '내계(內界)생명체'인 인간의 활동은 방해요소일 뿐이다. 비영리기구인 미국 SETI(외계지적생명체탐색) 연구소와 캘리포니아대 SETI 연구팀이 공동으로 설치, 2007년 가동을 시작한 이 천문대는 외계생명체탐사 전용 전파망원경 42개로 이뤄져 있다. 인간이 만든 전파를 차단하기 쉬운 분지에 자리 잡고 24시간 우주를 뒤지는, 외계생명체를 향한 인간의 최첨단 그물이다. 이 망원경들은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이자 망원경 설치 비용을 댄 폴 앨런(Allen)의 이름을 따 '앨런 망원경(Allen Telescope Array)'이라고도 불린다.

    자연에 존재하는 무선 주파수는 300Hz 이상이기 때문에 이 주파수보다 낮은 주파수가 잡힌다면 '인공'일 가능성이 크다. 이 망원경들이 잡아낸 신호는 고성능 컴퓨터에 의해 분석된다. 소수(素數), 특정 수의 배수, 원주율 순서 등 수학적 패턴을 이루는 진동도 이 망원경들의 감시 대상이다.

    인터넷 발달로 전문 과학자가 아닌 일반인들까지 SETI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것도 SETI 마니아들을 환호하게 한다.

    캘리포니아대 SETI 연구팀이 진행 중인 '집에서 외계생명체 찾기(SETI@home)'가 대표적이다. 연구팀 홈페이지(setiathome.berkeley.edu)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는 화면보호기 형식의 프로그램<사진>을 설치하면 푸에르토리코 아레시보(Arecibo) 전파망원경에 입수된 자료를 자기 PC에서 분석할 수 있다.

    이 연구팀 댄 워트하이머(Wert himer) 책임연구원은 SETI 연구소 인터넷 라디오와의 최근 인터뷰에서 "현재 전 세계 약 800만명이 이 프로그램에 참가 중이며 이들의 컴퓨터 용량을 모으면 세계에서 가장 큰 컴퓨터가 된다. 누군가의 컴퓨터에서 '그들의 신호'가 잡힌다면 세계 최초로 800만명이 노벨상을 공동수상하는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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