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시민들이 책과 친하게 지내고 부천을 독서의 도시로 만드는 데 우리의 활동이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부천시 소사구 심곡본동에 있는 작은 도서관 '복사꽃 필 무렵'에서 독서 동아리로 활동 중인 '엄마랑 동화랑' 회원 9명이 10일부터 부천시가 시민들을 대상으로 펼치는 '책읽기 릴레이'의 선발대로 나선다. 이들은 10일 열리는 '부천의 책' 선포식에서 올해 '부천의 책'으로 선정된 '고릴라는 핸드폰을 미워해'를 전달받는다. 이들은 책을 읽은 뒤 남편이나 자녀, 이웃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부천시가 올해 펼치는 '책 릴레이'는 시민 200명이 가장 먼저 '부천의 책'을 읽고 다음 독자에게 전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책 릴레이'는 3월부터 8월까지 진행되며 시민 6000여명이 참가하게 된다. 한 사람이 책을 읽고 보관하는 기간은 5일 정도이며 이후에는 다음 사람에게 책을 전달하고 도서관 담당자에게 읽을 사람의 연락처를 알려주게 된다. 독서 참가자들은 책을 읽은 뒤 뒷부분에 소감을 간략하게 적으면 되고 독후감 내용이 길 것 같으면 시립도서관 홈페이지(www.bcl.go.kr)에 직접 글을 남기면 된다. 도서관은 9월 도서관 행사 때 우수 독후감을 시상할 예정이다.
시립도서관은 "환경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일상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는 지구환경보호교양서인 '고릴라는 핸드폰을 미워해'를 부천의 책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도서관의 장미선 담당자는 "2006년과 2007년에는 여러 종류의 책을 선정해 시민들을 대상으로 책 릴레이를 한 적이 있다"면서 "올해는 부천 시민들의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 한권의 책을 정해 책읽기 릴레이를 펼치게 되었다"고 말했다.
'엄마랑 동화랑'은 지역에서 활동한 지 6년된 주부들의 독서 동아리이다. 회원들은 대부분 초등생 자녀를 둔 30~40대이다. 지난 2005년부터 매주 1회씩 도서관에 모여 책을 읽고 독서에 관련해 다양한 토론을 벌이고 있다. 자녀와 관내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여름 독서캠프와 겨울 독서 교실을 열기도 한다. 회원들은 몇년 전부터 부천에서 펼쳐지는 책 릴레이 행사에 항상 선발대로 참여해왔다. 회원들은 부천시 전체에 독서 붐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책을 자주 접하는 자신들이 먼저 참여한다고 말했다.
"책을 통해 새로운 것을 아는 재미가 대단합니다. 시민들과 독서의 즐거움을 함께하기 위해 저희들이 앞장서 참여합니다." 회원 이해영씨의 말이다.
회원인 양경규씨는 회원들이 매달 주제를 정해 책을 읽고 토론을 벌인다고 했다. 그동안 고정관념 탈피나 여성 인권, 환경, 세상과 소통하는 길 찾기 등을 주제로 토론을 가졌으며 지난달에는 '전쟁'을 주제로 한 책들을 읽었다고 했다.
동아리 회장인 이선희씨는 "'아내가 결혼했다'를 읽었을 당시 내 가치관으로 이해하기 힘들었다"면서 "다른 회원이 양성 평등의 차원으로 바라봤다는 소감을 듣고 또 다른 시각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말했다.
회원들을 보통 1주일에 한 권 정도 책을 읽는다고 했다. 올해 100권을 읽겠다는 계획을 세워놓은 주부도 있다. 회원들은 '고릴라는 휴대폰을 미워해'가 초등생들이 읽기에는 조금 어려운 것 같아 남편이나 이웃에 사는 주부, 같은 교회에 다니는 지인들에게 책을 권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희씨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남편이 요즘은 집에서 종종 책을 읽는다"면서 "책을 읽은 뒤 곧바로 남편에게 건네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진씨도 "서울로 출퇴근하는 남편이 전철에서 책을 읽으면 좋을 것 같아 남편에게 권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채순임씨는 친하게 지내는 이웃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천의 책' 선포식은 10일 오후 3시 30분부터 원미구 중동에 있는 책마루도서관에서 열린다. 책 릴레이의 선발 주자로 나설 시민 100여명이 참석한다. 작가의 책소개, 북 콘서트, 축하 공연 등이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