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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이인식의 멋진 과학] 디지털 모택동주의

  • 이인식 과학문화연구소장·KAIST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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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0.03.06 02:46 | 수정 : 2010.03.07 07:15

    인터넷의 부정적 측면에 대해 끈질기게 문제를 제기하는 대표적 논객은 미국의 재론 래니어이다. 1989년 29세에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낸 래니어는 작곡가가 되려고 고교를 중퇴한 뒤 컴퓨터에 미친 괴짜다.

    1989년 '뉴욕타임스'에 대서특필되어 20대에 이미 세계적 명사의 반열에 올랐으며 가상현실의 대부로 자리 매김 되었다. 인터넷 발전에 공헌한 장본인이 인터넷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터라 래니어의 주장은 더욱 울림이 크게 받아들여진다.

    2000년 래니어는 '와이어드(Wired)' 12월호에 실린 글에서 컴퓨터 기술을 무조건 신뢰하는 풍조를 '사이버네틱 전체주의(cybernetic totalism)'라고 명명하고 이로부터 비롯된 종말론을 공격했다.

    래니어에 따르면 유전공학·나노기술·로봇공학의 발달로 사람보다 영리한 기계가 출현하면서 "컴퓨터가 물질과 생명을 지배하는 최종적인 지적 주인이 되면서 우리가 죽기 전에 종말론적인 대격변이 일어나리라는 놀라운 믿음을 갖는" 종말론이 유행처럼 퍼져 나가고 있다.

    
	[Why] [이인식의 멋진 과학] 디지털 모택동주의
    그는 2050년 이후 지구의 주인이 인류에서 로봇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는 사이버네틱 전체주의 지식인들의 이데올로기는 수많은 사람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힘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사이버네틱 종말론이 역사상 가장 나쁜 몇 가지 이데올로기처럼 인류를 불행으로 몰아넣을지 모른다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2006년 래니어는 웹사이트 포럼인 에지(www.edge.org)에서 발행하는 '에지(Edge)' 5월 30일자에 '디지털 모택동주의(digital Maoism)'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부제는 '새로운 온라인 집단주의(online collectivism)의 위험요소'이다.

    사이버네틱 전체주의를 디지털 모택동주의라고 새롭게 명명한 래니어는 인터넷 사용자가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스스로 정보를 제공하고 네트워크를 공유하는 새로운 형태의 월드와이드웹, 곧 웹2.0의 부정적 측면을 날카롭게 지적하여 언론의 대단한 주목을 받았다.

    가령 웹2.0의 가능성을 입증한 사례로 손꼽히는 세계 최대의 온라인 무료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는 누구나 자유롭게 사전의 항목을 작성, 수정, 편집할 수 있으므로 수많은 네티즌의 대규모 협동 작업이 일구어낸 성과로 여겨진다. 하지만 래니어는 네티즌이 익명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개인의 목소리가 배제된 집단주의라고 비판한다.

    이러한 온라인 협동 작업은 개인의 창의성이 거의 무시되므로 '와글와글하는 군중의 사고(hive thinking)'에 불과하다. 이를테면 웹2.0이 인터넷 찬양론자들의 주장처럼 집단지능(collective intelligence)을 표출시키기는커녕 네티즌의 군중심리만을 자극한다는 것이다.

    
	[Why] [이인식의 멋진 과학] 디지털 모택동주의
    1월 중순 펴낸 '당신은 부속품이 아니다(You Are Not a Gadget)'에서 래니어는 인터넷 사용자들이 익명성의 뒤에 숨어서 집단으로 마녀사냥을 하게 된다고 주장하고 그 예로 영화배우 최진실의 자살을 들었다.

    래니어는 개인의 창의성을 말살하는 웹 문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터넷에서 정보를 공짜로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방법이 강구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개인의 지적 재산권이 존중될 때 비로소 누구나 부속품 이상의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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