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일, "천지호는 아는 형이 실제 모델이다"

    입력 : 2010.03.05 15:36




    천지호(성동일)가 죽었다. 한낱 드라마 속 악인이 죽었을 뿐인데 인터넷 저잣거리는 대성통곡이다. '예전 왕초처럼 천지호 드라마를 만들어달라'고 하는가 하면, '천지호의 부활을 위한 상소를 올리자'는 이도 등장했다. 극중 비중은 작지만 강렬한 인상으로 주인공 이상의 주목을 받은 '신 스틸러(scene stealer)' 혹은 '미친 연기력의 소유자' 드라마 '추노'의 성동일을 만났다.







    '추노' 출연 분량 많지도 않은데
    이렇게 많은 사랑 받을 줄이야…
    연기와 술, 내 인생 가장 큰 즐거움

    드라마 '추노'에서 악인 천지호를 맡아 절정의 '미친 연기력'을 보여준 배우 성동일. 그는 "연기란 후천적인 것이다. 주변의 소재를 활용한다"고 말했다. <사진제공=KBS>

    -언니를 좋아한 팬들의 상심이 크다.

    ▶난 출연 회차가 많지 않았다. 방화백(안석환)의 절반 정도다. 한 회 평균 한 두 신(scene), 많아야 세 신 정도 나왔다. 11~12회에선 아예 나오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 줄은 나도 몰랐다.

    -죽을 때 보니 저승 갈 노잣돈을 자진납세하더라.

    ▶추노꾼에게 동정이나 위로 따위 맞지 않다. 천지호가 대길이(장혁)를 구하고 죽는다 해서 갑자기 성인군자가 되는 게 아니다. 언제 등에 칼 날아올지 모르고 사람 못 믿는 게 추노꾼 천지호 아닌가. 이 놈 노잣돈 누가 챙겨주겠나. 대본에 없었지만 소품 팀에 엽전 두 개를 부탁했다. 천지호는 자기 노잣돈을 팔찌처럼 차고 다닐 인간이라 생각했다.

    -처음부터 여기서 죽을 예정이었나.

    ▶원래가 18회까지였다. 그동안 늘 천지호의 죽음을 이미지 트레이닝했다. 내가 천지호라면 꼭 대길이에게 이 말을 해주고 싶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감독님께 허락을 받고 대사도 좀 추가했다. '대길아 그래도 니 놈이 이 언니 마지막 가는 길에 옷 한 벌은 해주는구나. 이히히히'라고.

    -천지호의 웃음 소리나 목소리가 독특했다.

    ▶20년 연기 경력에서 사극도 처음이고 가성 연기도 처음이다.

    -이를 검게 보이기 위해 매니큐어 칠을 했다던데.

    ▶매니큐어 비슷한 분장 도구로 칠한다. 칫솔질을 오래 하거나 밥을 한참 씹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떨어져서 삼키게 된다.

    -먹어도 되는 건가.

    ▶식용으로 문제 없냐고 물었더니 분장팀에선 잘 모르겠다더라. 먹어보라 하니 자기는 연기자가 아니니 안 먹는다고. 어차피 나도 이제 죽었으니....(이히히)

    -많은 이들이 연기력을 극찬한다. 연기는 타고난 것인가.

    ▶연기는 후천적인 거라 생각한다. 생활습관이다. 내 주변에 다 있다.

    -천지호도 당신 주변에서 찾았나.

    ▶10년 넘게 알고 지내온 형님 한 분을 모델로 했다. 덩치도 크고 남자다운 분인데 목소리가 가늘다. 얼마전에 전화가 왔다. '너 지금 내 흉내내는 거지? 나한테 술사야 돼' 이러더라.

    -'국가대표'의 방코치도 모델이 있었나.

    ▶방코치는 나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1년 쯤 유도부 코치로 일했는데 월급을 못 받았다. 영화에서 선수들에게 "니들 등쳐먹고 나도 좀 먹고 살려 했다"고 하는 말은 그때 경험에서 나온 거다.

    -감독이 장혁이나 오지호에겐 영화 '300'의 몸을 만들어오라 했는데 천지호에겐 그런 주문이 없었나.

    ▶전혀. 불가능한 얘기는 할 수 없지 않았을까. 그들이 해야 할 연기와 내 연기는 다르니까. 후배들 몸이 부럽긴 하지만 내 나이 되면 그들도 (배가) 나올 거다.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게 뭔가.

    ▶연기와 술이다. 술은 술 자체보다 사람과 어울리는 게 좋다. 술은 거의 매일 마음 놓고 먹는다. 20년째 소폭(소주+맥주 폭탄주)이다.

    -술 좀 줄이고 몸 생각하라는 팬들이 많다. 건강검진 받으면 정상으로 나오나.

    ▶건강검진은 정면으로 피하고 있다. 4년 전에 받은 게 마지막인데. 물론 나이가 있으니 앞으로는 조금씩 신경을 써야겠다고 생각한다.

    -피부관리도 필요하지 않겠나.

    ▶서너달 전부터 나도 스킨 로션이라는 걸 바르고 있다.

    -그전엔 안 바르고 다녔다는 말인가.

    ▶얼굴 끈적이는 게 싫어 안 발랐다. 지금도 비누 하나로 세수 하고 머리 감고 샤워 한다. 스케줄이 있어서 외출할 때 20분이면 모든 준비를 끝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앞으로 계획은.

    ▶4월말이나 5월초 영화 '마음이2'가 개봉할 예정이다. 심혜진 류승범 신하균 엄지원과 함께 출연하는 영화 '페스티벌'도 곧 촬영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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