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창간 90주년 특집] [조선일보·현대경제硏 공동기획] [10년 후 한국] [1] 4만달러 시대

    입력 : 2010.03.05 03:17

    2020년 1인당 GDP 4만달러 육박 해외서 "한국 살자" 이민 와
    10년 후 한국 FTA로 '완전 개방경제' 경제규모 세계랭킹 10위
    존스홉킨스大 서울병원서 외국인 의사에 진료 받고 주말엔 경기 디즈니랜드로

    나랏빚을 갚을 달러가 부족해 국가부도 위기에 처한 것이 불과 11년 전의 일이다. 금세 망할 것 같았던 한국경제는 다시 불끈 일어서 삼성, LG, 현대차 같은 글로벌 기업들을 키워내며 세계 10위권 경제국을 넘보고 있다. 하지만 선진국 반열에 올라서려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산업구조가 개편돼야하고, 노사분쟁 같은 갈등 요소를 줄이는 사회통합도 필요하다. 한국의 경제, 정치, 사회, 문화 등 각 분야가 지금껏 걸어왔던 길에서 후퇴하지 않는다면 '10년 후 한국'은 어떤 모습일까. 현대경제연구원과 함께 '10년 후 한국'을 예측해 보았다.

    2020년 3월 5일. 스트레스성 복부 통증을 느낀 직장인 김모씨는 진찰을 받기 위해 서울 시내 존스 홉킨스 대학 병원에 갔다. 한국어 통역의 도움으로 외국인 의사가 진료를 맡았다. 김씨의 아이들은 주말에 경기도에 위치한 디즈니랜드에 놀러갈 생각에 들떠있다. 김씨의 5세대 아이폰에서는 한국에 이민 비자를 신청하는 유럽인들이 크게 늘었다는 뉴스가 떴다. 마침 회계사인 여동생이 중국 회계법인 시장 개방에 따라 취업 인터뷰를 보러 중국으로 출국한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다.

    다소 소설 같은 얘기로 들릴 수 있지만, 10년 후 한국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한국경제가 대공황 같은 초대형 악재없이 순항한다면 2020년이면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를 눈앞에 둘 수 있다. 본지가 창간 90주년을 맞아 현대경제연구원에 의뢰, 주요 분야별로 '10년 후 한국'을 예측한 결과, 우리나라가 잠재 성장률 4% 이상을 이어갈 경우 현재 2만 달러 안팎 수준인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16년 3만달러를 돌파하게 된다. 2020년이면 3만7885달러를 기록해 4만달러에 근접해간다. 현재의 일본(3만8457달러)이나 싱가포르(3만8972달러)·이탈리아(3만8996달러) 수준으로 1인당 GDP가 커진다는 뜻이다. 한층 고급화되고 씀씀이가 커진 한국 소비자들을 잡으려고 해외 일류 병원이나 세계적인 테마파크와 레저업체들은 한국에 진출해 토종 업체들과 경쟁할 가능성이 높다.

    세계에서 한국 경제 위상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몇년간 10~15위권 사이에서 오르락내리락했던 한국 경제규모(작년 9844억달러)는 10년 후엔 1조8687억달러로 커져 확실히 세계 랭킹 10위권에 올라설 전망이다.

    향후 한국 경제의 가장 큰 성장동력은 무엇보다 다른 나라와의 활발한 교역을 가능케 하는 자유무역협정(FTA)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유럽과의 FTA비준이 2010년 초중반기에 마무리되면서 쇠고기·자동차·화장품 등 공산품은 물론, 법률·회계시장 등 서비스 시장이 활짝 열리게 된다. 러시아·터키·이스라엘·콜롬비아·남아프리카공화국과도 잇달아 FTA를 체결함으로써 한국 경제는 '완전 개방경제'에 들어서게 된다. 이는 국내 기업과 인력의 수출 무대를 한층 넓혀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과 일본과의 FTA체결로 3국간의 상품·서비스 등이 자유롭게 교류되는 '아시아 공동체' 구상이 추진돼 국가별 분업(分業) 체제가 강화될 전망이다. 높아진 국민소득에 맞춰 우리나라의 ODA(공적개발원조)규모도 커져 원조국으로서의 위상도 높아질 전망이다.

    10년 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4만달러에 육박하게 되면 디즈니랜드에 놀러가기 위해 굳이 값비싼 비행기 삯을 지불할 필요가 없어질지 모른다.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2020년에는 세계 유명 테마파크들이 전국 곳곳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조선일보 DB
    2018년부터 65세 이상 노령 인구가 전체 인구의 14%를 넘는 '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한국은 사회복지국가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노인·육아·건강에 대한 복지지출 규모가 늘어나 복지수준이 일본과 미국 등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설 것이다. 이같이 높은 소비 수준과 복지 제도 덕분에 한국은 아시아는 물론 콧대 높은 유럽인들에게도 매력적인 이민국으로 손꼽힐 가능성이 있다.

    반면 소득 양극화는 심화되고, 복지 지출 증가로 국가 빚이 급속도로 늘어나는 '함정'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질주하는 세계화 시대… 한국의 새 발전모델은 '서울 컨센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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