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 韓人 살해범은 韓人들

    입력 : 2010.02.13 03:06

    공장지을 돈 150만弗 노린듯… 현지 軍장교·경찰까지 포섭

    과테말라에서 발생한 한국인 송모(56)씨 살인사건이 돈을 노린 한국 국적 현지 교민들의 범행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용의자 중 한 명은 불법 매춘 알선 등의 혐의로 과테말라에서 추방됐다 다시 입국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프렌사 리브레(Prensa Libre) 등 과테말라 언론들은 11일(현지시각) "송씨 살해사건 용의자로 한국인 2명과 과테말라 정보장교 1명, 현직 경찰 3명을 체포했고, 달아난 경찰 1명의 행방을 추적 중"이라고 보도했다.

    송씨는 지난달 18일 납치됐다가 지난 3일 과테말라시티에서 서쪽으로 40㎞ 정도 떨어진 팔린시 야산지역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지 언론은 또 "한국인 용의자 이모(35)씨와 양모(38)씨는 불법 카지노를 운영했고, 송씨는 납치되기 전날 이 카지노에서 2만5000달러를 딴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숨진 송씨는 봉제업으로 돈을 모은, 과테말라에서 손꼽히는 재력가였다.

    현지 교민들에 따르면 이씨와 양씨는 수도(首都) 과테말라시티의 '13구역'에서 한인 대상 불법 카지노를 운영하면서 도박자금을 빌려줬었다. 이 중 이씨는 지난 2003년 10월 한국의 윤락녀를 데려와 불법 매춘을 하는 등 물의를 일으켜 한국대사관의 요청으로 과테말라 당국에 의해 강제 추방이 됐지만, 2005년 다시 돌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교민들은 "어떻게 다시 돌아오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추방 후 3년 동안 여권을 발급하지 않지만, 그 사이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면 3년 뒤 여권을 받게 된다"며 "게다가 과테말라 당국에 의해 입국 금지 블랙리스트에서 어떻게 해제됐는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이씨는 장애인 아버지와 생계곤란을 이유로 정부에 여권발급 제한 해제를 요청했고, 정부는 제한기간 3년 중 1년을 단축시켜준 것으로 밝혀졌다.

    현지 언론들은 "이씨와 양씨는 카지노에서 얻은 송씨에 대한 정보를 토대로 군 정보장교와 경찰을 포섭해 납치를 저질렀다"고 보도했다. 군 정보장교를 통해 정보를 빼내고 경찰을 이용해 수사망을 혼란시키는 치밀한 계획이었던 것이다. 숨진 송씨의 마지막 통화내용도 "경찰에 납치됐다"는 것이었다.

    납치범들은 납치사건의 통상적인 몸값 요구 수준을 훨씬 웃도는 150만달러를 가족에게 요구했었고, 협상이 결렬된 후 피살됐다. 한 교민은 "송씨가 인도네시아에 새로운 공장을 세우기 위해 150만달러를 투자금으로 마련해 놓았었는데 범인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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