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렬 교사 열전] 독특한 '노트 정리법'으로 학생들 몰입시켜

    입력 : 2010.02.13 03:08 | 수정 : 2010.02.17 08:58

    EBS강의 420만명 다운로드… 최태성 대광고 국사교사
    분야별 정리된 교과서 연도순으로 재구성해
    "노트 필기만 잘해도 수능 만점 받게 할 것"

    "수업에 들고 가는 자료가 적다고요? 이게 제 '비법'인데…."

    서울 도곡동 EBS스페이스 스튜디오에서 만난 대광고 최태성(39·국사) 교사는 교과서 한 권과 얇은 노트만을 들고 있었다. 교과서에는 간간이 밑줄만 그어져 있었고, 노트 역시 도표만 몇 개 그려져 있을 뿐이었다.

    EBS에서 비중이 큰 강의를 3시간 연속으로 녹화하기로 돼 있는 교사의 준비치고는 부실한 것 아닌가. 하지만 최 교사의 생각은 달랐다.

    "수업시간, 그것도 영상 강의에서는 절대 자료를 뒤적이면 안 됩니다. 교사가 머뭇거리면 아이들이 집중하지 않게 됩니다."

    최 교사는 "강의 내용을 모두 암기한 뒤 자료는 일부러 적게 들고 온다"고 했다. 그래야 수업이 막힘 없이 진행돼 학생들을 몰입시킬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학생들을 수업에 몰입시키는 것은 교사 하기 나름이다. 3년간 420만명의 수험생들이 영상 강의를 다운로드한‘스타 교사’최태성 교사는 3시간치 강의 내용을 모두 암기해 학생들 집중도를 유지한다. 지난 5일 서울 도곡동 EBS스튜디오에서 최 교사가 한국근현대사 강의를 녹화하고 있다./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1시간 수업 위해 5~6시간 투자

    최 교사는 8년 넘게 EBS에서 국사와 한국근현대사 강의를 담당해온 '스타 교사'다. 그가 2007년에 녹화한 '탐스런 한국근현대사' 강의는 3년간 다운로드받은 학생 숫자가 무려 420만명에 이른다.

    현직 교사가 이런 인기 강의 콘텐츠를 만든 것은 이례적인 '사건'이었다. 학원 강사들에겐 교재 연구나 강의 준비를 도와주는 '조교팀'이 따로 있지만, 현직 교사는 혼자 준비해야 하고 그나마 학교 수업과 행정업무·담임업무를 마친 뒤에야 가능하다.

    최 교사는 이런 악(惡)조건이 오히려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서 매일 학생들을 만나며 아이들이 공부를 못하는 이유, 수업시간에 다른 생각에 빠지는 모습들을 접한다"며 "집중 못 하는 학생을 몰입하게 만드는 수업방식은 학교 교실에서 배웠다"고 했다.

    최 교사가 학생들을 몰입시키려 쓰는 방법은 '노트 정리'를 시키는 것이다. 국사 교과서는 역사를 정치·경제·사회·문화로 나눠 설명하기 때문에 시기가 뒤죽박죽인데, 이를 연도순으로 재구성해 강의한 뒤 학생들에게 노트에 정리하도록 한다. "학생이 수업 내내 쉴 수 없게 만드니 집중하게 된다"고 최 교사는 설명했다.

    얼핏 보면 간단한 수업 기법이지만 준비하는 과정은 고되기만 하다. 최 교사의 강의 노트를 보면, 똑같은 수업내용을 6번씩 반복해서 표로 정리해놓는다. 처음에는 교과서 내용을 비교해 정리해놓은 복잡한 문장에서 시작해 나중에는 키워드 중심의 짜임새 있는 표가 되고 마지막에는 상하좌우 간격까지 일정해진다.

    최 교사는 "1시간 수업을 위해 판서(板書) 연구에만 5~6시간씩 투자한다"며 "노트 필기로만 수능 만점을 받게 하려면 적당히 연구해서 수업하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최 교사는 자신의 강의 준비 노트를 매 학기 새로 제작한다.

    "내 강의만 들어도 수능 만점 받게 하겠다"

    최 교사는 학원가에서도 유명하다. 한 학원 관계자는 "최 교사가 사교육 시장으로 빠져나오면 사회탐구 인기강사 판도가 바뀔 것"이라고 했다. 그만큼 경쟁력이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예비 고3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단기핵심완성 근현대사' 강의는 겨울 동안 EBS에서 가장 잘 팔린 사회탐구 수업이 됐다.

    최 교사는 '내 강의만 들으면 수능 만점 받을 수 있게 하겠다'는 오기로 강의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맹렬교사'는 강의에 임하는 마음가짐부터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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