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학교 일' 인터넷 공개가 非理 막는 한 방법

      입력 : 2010.02.07 23:26

      교육계 비리(非理)가 연일 터져 나오고 있다. 대전의 한 중학교 교장은 학교 미술품 구입비 3000만원을 횡령하고 학교운영비로 자기가 낸 책 1000권을 구입하도록 했다가 적발돼 감사원이 7일 교육청에 문제 교장의 파면(罷免)을 요구했다. 지난 5일엔 서울 성북구의 한 고교 행정실장이 학교 보수공사를 맡게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업자로부터 4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서울지역 초등학교 교장 4명은 방과후학교 프로그램과 관련해 학원으로부터 700만~2000만원씩 챙겼다가 직위해제 됐다. 장학사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게 해주겠다며 수천만원을 받은 서울시교육청 장학사가 구속된 일도 있다. 지난해 '고발? 하려면 하세요'라는 책을 낸 양인자 전 시흥중 교장은 "어느 학교 행정실장이 남자화장실 소변기 센서가 고장 났다며 다 바꾸자고 하기에 교장이 확인해봤더니 고장 난 건 달랑 한 개였더라"는 사례를 공개하기도 했다.

      교육계 종사자 가운데 업자들 뇌물 받고, 학교 돈 빼돌리는 식의 비리를 저지르는 사람은 극히 일부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가다가는 모든 교장, 모든 장학사, 모든 행정실장이 비리나 저지르면서 뒷돈을 챙기는 사람들로 손가락질을 받게 생겼다. 학부모들이 자녀의 방과후수업비나 수학여행비를 학교에 내면서 '이 돈의 일부가 교장에게 가는 건 아닌가' 의심을 해도 할 말이 없는 지경이 돼버린 것이다. 교육계를 이렇게 내버려둘 수는 없다.

      보다 못한 교육과학기술부는 5일 법조인과 학부모 등을 '학교비리 감사(監査)'에 참여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렇게라도 해야겠다는 교육당국의 답답한 마음도 이해는 간다. 더 근본적인 대책으로 학교에서 벌이는 각종 공사의 발주나 교육비품 구입, 방과후학교 참여업체 선정, 수학여행·교복·앨범 관련업체 계약과 진행사항 등의 과정을 학교 홈페이지에 소상히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만 해도 학교 관계자들이 내놓고 업자와 담합하겠다는 마음을 먹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학부모들이 학교 돌아가는 일에 더 관심을 갖고 더 나은 대안(代案)을 제안하도록 하는 채널의 역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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