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中國, 한반도 안보의 '블랙홀'

    입력 : 2010.02.06 02:47

    전병근·국제부 기자
    미군이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한 연합훈련을 우리 군에 제의했다고 4일 보도됐다. 우리 군은 북한의 반발을 우려해 신중한 입장이지만 그 필요성을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문제가 한·미·북만의 문제일까. 북한의 후견국인 중국은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변수다. 최근 미국에서 발간된 국제시사 격월간지 '아메리칸 인터레스트'는 그에 대한 단서가 될 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잡지 1·2월호의 특집 제목은 '한반도의 마지막 수순(Endgame of Korea)'. 미·중·일의 대표적 한반도 전문가들이 핵프로그램을 고집하는 북한을 상대로 '승부수'를 제시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왕지스(王緝思)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장의 견해다. 그는 손꼽히는 중국의 외교 브레인이다.

    그는 기고문에서 '북한 지도부의 세대 교체에 따른 개혁·개방'을 최선의 수순이라고 봤다. 그러면서도 "북한에서 재앙적인 상황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는 '유엔 신탁 아래 한국의 점령, 미군의 북한 내 핵시설 통제' 같은 다양한 시나리오들을 언급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 대한 중국의 관점을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북한 영토에 대한 국제 개입은 북한 정부의 동의를 얻거나 국제법에 따라 유엔 후원하에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중국 정부의 기본 관점이다. 그는 "만약 다른 나라들이 북한에 개입해 정치·군사적 통제에 나서면서 중국에는 그저 인본주의 구호를 제공하거나 경제 재건에 참여하라고 요구한다면 중국은 수수방관해서도 안 되고 실제 그럴 수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일방적 사태 개입은 좌시하지 않을 거란 뜻이다.

    안보는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둬야 한다. 그 점에서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한 한·미 연합훈련 논의도 필요할 것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또 다른 중대 변수인 중국의 의중도 다각도로 타진돼야 한다. 안보 당국자들의 궁리가 고차방정식이 돼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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