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5일 국군 주력화기인 K2 소총을 민간 기업에 빌려주고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전 육군 중령 송모(53)씨를 구속하고 총기 반출을 도운 혐의로 홍모(47) 중령 등 현역 군인 3명을 군 수사기관에 이첩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송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영상 사격업체 N사 전 대표 김모(54)씨를 구속하고 업체 직원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송씨는 육군교육사령부 중령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7월 서울 구로구 N사 사무실에서 "2009년 지상군 페스티벌에 사용할 K2 소총 5정을 빌려달라"는 청탁과 함께 250만원을 받은 것을 비롯, 11차례에 걸쳐 33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홍 중령 등 군인 3명은 송씨 부탁을 받고 지난해 8월 군의 승인없이 무기고에 보관 중이던 K2 소총 5정을 몰래 부대 밖으로 빼내 N사에 빌려준 혐의다. 총기는 114일간 N사 사무실에 보관되다 수사망이 좁혀지자 부대로 반환됐고 실탄은 장착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말했다.
송씨는 당시 군인 신분을 숨기기 위해 대학생 아들이 N사에 취업한 것처럼 꾸며 작년 2월부터 아들 계좌로 250만원씩 월급 형태로 지급받고 한 달에 100만원씩 쓸 수 있는 법인카드도 제공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N사는 지난해 10월 육군 주최 지상군 페스티벌에서 K2 소총에 실제 총을 쏠 때처럼 뒤로 밀리는 반동장치를 달아 자기 회사 영상사격 시스템을 홍보하려 했으나 신종플루 때문에 행사가 취소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군에서 빼돌린 총기에 장착할 반동 장치를 개발해준 혐의로 김모(36) 상사도 함께 군 수사기관에 이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