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만원짜리 에어텐트, 사놓고도 아이티에 못 보내

  • 조선닷컴

    입력 : 2010.02.02 14:44 | 수정 : 2010.02.02 18:24

    지난 달 중순 아이티 재난구호팀은 인천공항을 출국하려다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야전 수술용 침대인 4000만원 짜리 ‘에어텐트’를 가져가려다가 출국장에서 제지를 당한 것이다. 이유는 무거운 장비의 무게(400Kg) 때문이었다. 승객 1인당 20Kg라는 민항기 수하물 규정이 ‘긴급 구호장비’를 수송하는 상황에도 그대로 적용된 것이다. 화물칸에 싣는다해도 추가 비용이 부담이었다. 외교통상부가 2008년 해외재단 구호활동을 위해 구입한 이 장비는, 결국 아이티 구호에 제대로 한 번 써보지도 못한 채 인천의 한 창고에서 잠자게 됐다.

    세계 각국이 각종 구호장비와 물자를 군용기와 민항기 등으로 운송하며 ‘원조외교’를 펼치는 동안, 우리 구호팀은 제대로 된 구호장비도 챙기지 못한 채 ‘구호 원정’에 나서고 있다. 아이티 현장에서 구호활동을 펼쳤던 119국제구조대 역시 수하물 제한때문에 제대로 된 짐을 챙겨갈 수 없었다.

    반면 일본아이티 지진 48시간만에 컨테이너 30여개와 의료진 20여명을 투입하고 첨단 통신장비를 통해 환자를 진료하는 등 이동형 종합병원을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올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과 개발원조위원회(DAC) 원조국 등 여러 국제적 ‘중책’을 맡고있는 우리나라의 구호가 국격(國格)에 맞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지적에 국회 보건복지가족위 한나라당 신상진 의원 등 여야 의원 11명이 ‘해외긴급구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해외 재난지역에 적극적이며 실질적인 도움을 줘 국격을 높이기 위해 평상시 긴급의료구호 장비와 인력, 의료체계, 국제공조 시스템을 확보하는 내용을 담고있다.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신 의원은 “이제 우리도 군용기 지원이나 장비운송 비용 확보 등을 통해 긴급구호 지원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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