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법정에서 '공중부양'하면 그것도 무죄(無罪)라 할 건가

      입력 : 2010.01.15 22:47 | 수정 : 2010.01.15 23:12

      서울남부지법 형사1단독 이동연 판사는 14일 작년 1월 국회 사무총장실 탁자 위에서 펄쩍펄쩍 뛰는 모습이 외신을 타 '공중 부양(浮揚)'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강기갑 민노당 대표의 혐의 내용 3가지 모두에 대해 무죄판결을 내렸다. 강 대표는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미디어법 등의 처리 반대 농성을 벌이다가 국회 경위(警衛)들이 민노당이 내건 현수막을 강제 철거하려 하자 경위들 멱살을 잡고 폭행하고 국회 사무총장실에 들어가서는 "뭐 하는 짓이냐"며 보조 탁자를 부수고 사무총장이 앉아 있던 원탁을 주먹으로 내리치며 원탁을 뒤엎으려 하다가 끝내는 원탁 위에 올라가 껑충 뛰는 이른바 '공중 부양'을 하기도 했다. 소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국회의장실로 달려가 "의장 나오라"고 소리치며 문을 걷어차며 한 시간 동안 내리 소동을 피웠다. 검찰은 이런 그에게 징역 1년6월을 구형했었다.

      이 판사는 자기 개인의 상식을 국민의 상식으로 오해한 듯 억지 이유를 만들어대 가며 이런 난동에 대해 하나하나 무죄를 선고했다. 국회 사무총장실에 난입해 집기를 부순 것은 "극도로 흥분한 상태에서 고의성 없이 한 일"이라고 했다. 앞으로 '극도로 흥분해서 고의성 없이 벌인' 폭력이 줄을 잇게 될 판이다. 그때 '극도로 흥분한 상태였다'면 무죄가 선고될 게 뻔한데 왜 몸을 사리겠는가.

      이 판사는 사무총장의 공무집행 방해 부분도 "당시 사무총장이 신문을 보고 있었는데 이미 비서가 스크랩해준 신문을 본 뒤여서 공무(公務) 중이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비서가 스크랩해준 신문을 보는 건 공무이고, 소파에 앉아 신문을 읽는 것은 사적인 일이라는 희한한 논리를 어느 법률 책에서 빌려왔나 모를 일이다.

      이 판사는 강 대표가 국회 경위를 폭행하게 된 현수막 철거도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 설치한 현수막은 강제 철거된 적이 없기 때문에 민노당 현수막만 철거한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고 했다. 이 판사 같은 판사만 있다면 절도죄를 지어 법정에 선 사람들이 얼마나 억울해하겠는가. 자기 말고도 이 세상에 도둑질한 사람이 많고 많은데 왜 나만 처벌하느냐는 생각에 불끈할 게 뻔하다. 또 강 대표가 국회의장실 앞에서 소동을 벌인 것은 "정당 대표로서 정당한 항의의 표시"라고 했다. 이 판사 생각이 그렇다면 물어볼 게 있다. 앞으로 재판에 불만을 품은 사람이 법정 앞에서 법정 문을 걷어차고 소리를 고래고래 질러대도 정당한 항의이니 그냥 넘어갈 거냐 하는 것이다.

      이 판사는 앞으로 법정에서 재판받던 사람이 흥분해서 법대(法臺) 위로 뛰어올라가 껑충껑충 뛰면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 그때 가서는 법을 만드는 국회에선 그런 행동을 해도 괜찮지만 법을 적용하는 법정에선 안 된다는 논리를 새로 만들어낼 셈인가. 이 판사는 지금 대한민국 법원이 얼마나 요지경인가를 일목요연하게 국민에게 보여줬다. 다음 문제는 이런 법원, 이런 판사를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

      키워드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