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남이섬의 종신직원제는?… 80세 넘으면 일 안 해도 무조건 月 80만원씩

    입력 : 2010.01.16 03:22 | 수정 : 2010.01.16 13:07

    남이섬에서 젊은이들과 함께 나무를 가꾸는 김동제(가운데)씨는 2008년부터 종신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 조현웅 인턴기자
    주말 여행지로 유명한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 방하리 남이섬이 '일 하든 말든 죽을 때까지' 월 80만원을 지급하는 종신직원을 선정했다.

    1월 4일 연합뉴스

    ㈜남이섬 직원의 공식 정년은 55세다. 하지만 직원 125명 가운데 25%가 정년을 넘겨서도 근무하고 있다. 강우현(58) 대표는 "큰 잘못이 없는 한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일한' 직원은 80세까지 근무하게 된다"고 했다. 정년 후 연봉은 기존의 80% 선이다. 종신직원은 정년을 넘긴 직원 가운데 뽑는다. 종신직원이 되면 80세까지 일하고 80세 이후에는 일을 하든 안 하든 사망할 때까지 무조건 매월 80만원을 준다. 강 대표는 "오래 일한 사람들에게 보상하는 차원에서 시작했다"며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일한 직원' 중 임원진 추천과 전 직원 만장일치 추대로 결정한다"고 말했다. 제도 시행 3년 만에 종신직원은 모두 6명이 됐다.

    강 대표는 동화작가이자 디자이너로, 2001년 남이섬 경영을 맡았다. 그때 내건 조건이 "매출이 기존의 두배로 뛸 때까지 내 월급은 100원. 단 두 배로 뛴 이후 들어오는 돈은 내 맘대로 쓴다"는 것이었다.

    매출 20억원에 빚은 60억원인 이 황량한 섬이 3년 만에 동화적 상상력으로 충만한 흑자(黑字) 섬이 됐다. 강 대표는 이후 돈을 남이섬에 더 투자해 2009년 매출 150억원짜리 레저타운으로 둔갑시켰다.

    1965년 전 한국은행 총재 민병도(2006년 사망)씨가 모래땅을 일궈 숲으로 가꾼 지 44년 만의 일이다. 한해 30만명도 오지 않던 섬에 지금은 한류 바람을 타고 온 일본인을 비롯해 150만명이 찾아온다.

    그는 왜 종신직원제를 택했을까. 강 대표는 "회사는 직원을 배신하지 않아야 하며 뽑았으면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종신직원제 도입 이후 회사 분위기도 더 열정적으로 변했다고 한다.

    지난 10일 남이섬에서 종신직원들을 만났다. 노인들이 젊은이들과 함께 섬 곳곳을 누비며 일을 하고 있었다. 나무를 가꾸는 김동제(78)씨는 2008년 첫해에 선정된 종신직원이다.

    그가 남이섬에서 일한 지는 올해로 36년째다. 초창기 민병도씨와 함께 나무를 심었던 그는 "이 섬에 있는 나무를 그분이랑 다 같이 심었어. 구덩이 파서 옮겨 심고. 작은 나무가 이제 다 이렇게 커버렸지"라고 했다.

    그날 '안데르센홀'에서는 신입사원 면접이 있었다. 지원자 25명과 면접관 6명이 둘러앉았다. 강 대표는 "여러분이 회사를 먼저 면접하고 그 다음에 회사가 여러분을 면접한다"며 "우리는 평생 가족이 될 사람을 선정한다"고 했다.

    지원자 하태인(27)씨는 "고령사회가 이슈인데 장기적으로 봤을 때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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