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으로 아메리칸 드림을… 미(美) 대표팀 뽑힌 사이먼 조

    입력 : 2010.01.15 02:57

    14년전 밀입국 출신 한인
    어려운 생활 속 기량 키워 밴쿠버 올림픽 출전 확정

    "누구도 제가 미국 대표팀에 선발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어요. 심지어 저도 못했으니까요."

    네 살 때 아버지 손에 이끌려 캐나다 밴쿠버에서 미국으로 밀입국했던 재미교포가 오는 2월 개최되는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미국 대표선수로 참가한다.

    쇼트트랙 스케이팅 미국 대표선수로 발탁된 사이먼 조(Cho·한국명 조성문·18)에 대해 13일 워싱턴 포스트는 '아메리칸 드리머'라는 제목 아래 1면과 6면에 걸쳐 상세히 소개했다. "사이먼의 올림픽 출전 기회가 그 가족들의 투자를 보상한다"는 부제(副題)를 곁들였다.

    사이먼의 아버지 제이 조(조정행)는 1993년 미국으로 홀로 건너와 먼저 정착했다. 그리고 3년 후 캐나다 밴쿠버에서 아내, 사이먼(성문), 그리고 두살 된 딸을 만나 미국으로 밀입국했다. 조씨의 가족은 당시 지금보다는 관대했던 이민시스템 덕인지 2001년 영주권을 취득했고, 2004년에는 시민증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사이먼 조(앞)가 작년 9월 미국 쇼트트랙 올림픽대표 선발전에서 선두에서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AP

    하지만 아버지 조씨는 미국에서 안정적인 직업을 갖지 못했고, 가족들은 내내 힘든 생활을 해야 했다. 특히 한해 4만달러에 이르는 사이먼의 쇼트트랙 훈련비를 마련하기 쉽지 않았다. 최근에는 사이먼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작은 식당마저 처분해야 했다.

    사이먼은 한국에서 세 살 때 처음 스케이팅을 시작하고, 줄곧 두각을 나타냈었다. 15세이던 2006년에는 미국 주니어 대표선수로 뽑혀서 체코에서 열린 국제대회에도 출전했다. 하지만 2008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탈락했다. 가정의 경제적 여건도 여의치 않아 한동안 스케이팅을 중단했다.

    사이먼은 미국 대표팀을 지도하는 장권옥 코치 등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다시 스케이팅을 시작해 기량을 키워갔다. 그리고 작년 9월 올림픽대표 선발전에서 500m 1위를 차지하면서 당당하게 일어섰다. 사이먼은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올림픽 메달리스트 아폴로 안톤 오노(Ohno·27)와도 비교된다.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 시즌 사이먼은 국제빙상경기연맹 500m 랭킹 8위에 올라 있다.

    사이먼은 이번 밴쿠버 올림픽에서 5000m 계주와 개인 500m 경기에 출전해 금메달을 노리게 된다. 가족들이 거는 기대는 상당하다. 아버지 제이 조는 "우리는 지금 아메리칸 드림을 절반은 이뤘다"며 "만약 사이먼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다면 우리는 아메리칸 드림을 성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이먼 조는 미국 밀입국을 위해 가슴 졸이면서 머물렀던 중간 정착지인 캐나다 밴쿠버에서 가족의 오랜 꿈 '아메리칸 드림'을 성취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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