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1일 세종시 건설계획 원안(原案)의 정부부처(9부2처2청) 이전을 백지화하는 대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와 삼성, 한화, 고려대, KAIST 등을 유치해 세종시를 '교육·과학 중심의 경제도시'로 변경하는 '신(新) 세종시 플랜'을 공식 발표했다.
정운찬 국무총리는 이날 서울 정부중앙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의 미래전략 수립과 위기관리의 사령탑인 정부부처를 분할하는 것은 행정 비효율과 통일 후 수도 재편 등을 고려할 때 그대로 추진하기 어렵다"며 이 같은 내용의 세종시 수정안을 공개했다.
이로써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수도이전 공약의 대체입법으로 2005년 제정된 행정중심도시 건설 계획은 현 정부 출범 2년 만에 폐기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정부는 여론 추이를 지켜본 뒤 세종시건설특별법의 전면 수정을 위한 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수정안은 이 대통령의 대선공약으로 사업비 3조5000억원이 투입되는 과학벨트와 함께 삼성, 한화, 웅진, 롯데, SSF 등 민간투자 4조5000억원을 유치하는 등 총 16조5000억원(정부예산 8조5000억원 포함)을 세종시에 투입하는 것을 뼈대로 하고 있다. 또 고려대, KAIST는 각 100만㎡(30만평)의 캠퍼스를 조성해 입주키로 했고, 서울대 측과는 유치 문제를 계속 협의할 방침이라고 정부는 밝혔다.
2020년 인구 50만명의 자족도시 완성을 위해 전체부지의 6.7%(486만㎡)에 불과했던 자족용지를 20.7% (1508만㎡)로 3배 늘리는 토지이용계획 변경안도 확정됐다. 정부는 산업용지의 경우 50만㎡ 이상의 토지를 개발하는 기업 등에는 3.3㎡(평)당 36만~40만원에 원형지(原形地)를 공급하기로 했다.
정부는 세종시 건설에 따른 경제적 편익은 행정중심 원안이 연간 900억~4500억원인 반면, 교육·과학중심 수정안은 8000억~4조6400억원에 이르는 등 평균 10배가량 높으며, 지역발전 효과도 수정안이 원안의 2.8~3배가 될 것이라는 한국개발연구원(KDI) 분석결과를 제시했다.
정 총리는 회견에서 "과거 약속에 정치적 복선이 내재해 있다면 바로잡는 게 나라를 생각하는 지도자의 용기 있는 결단 아니겠느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