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탈레반 잡으랬더니… CIA 잡은 미군(美軍) 현지 정보원

    입력 : 2010.01.04 03:02

    美 기지 보안책임자와 동행
    몸수색 안받고 들어가 테러

    지난달 30일 아프가니스탄 동부 호스트(Khost)주의 미군 채프먼(Chapman) 기지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해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 7명을 숨지게 한 테러범은 파키스탄 와지르(Wazir) 부족 출신의 미군 정보원이었다고 AP통신과 ABC방송 등이 3일 보도했다.

    파키스탄 탈레반의 고위 사령관인 카리 후세인(Hussein)은 "(테러범은) CIA에서 탈레반과 싸우도록 교육받은 미국측 정보원이었다. 하지만 파키스탄 탈레반을 찾아와 '미군을 공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주장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테러범은 채프먼 기지 보안책임자인 아르가완(Arghawan)과 함께 기지로 들어가면서 몸수색을 피할 수 있었다고 ABC방송이 보도했다. 보안책임자인 아르가완은 아프가니스탄 출신으로, 기지에서 차량으로 2시간 거리의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국경지대에서 미군 정보원으로 일하던 테러범을 만나 기지로 데려왔다. 폭발이 일어난 기지 안 피트니스센터에는 아르가완을 비롯해 10여명의 CIA 요원이 함께 있었고, 아르가완은 폭발로 인해 숨졌다.

    누가 테러를 자행했는지에 대해서는 주장이 엇갈린다. 파키스탄 탈레반측은 AP통신에 전화해 "미군의 무인전투기 공격으로 원로들이 사망한 데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의 고위 지도자는 "미군의 무인전투기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우리가 한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말했다. ABC방송은 시라후딘 하카니(Haqqani)가 이끄는 탈레반 분파가 테러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다고 2일 보도했다. 시라후딘 하카니는 아프가니스탄 호스트주의 탈레반 군사령관인 잘랄루딘 하카니의 아들이다. 하카니 가문은 파키스탄 북서부 북와지리스탄(Waziristan)주에 본거지를 두고 미군과 싸워왔다.

    한편 이번 테러는 CIA의 정보수집방식 변화로 인한 것이라고 1일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미군과 CIA는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국경지대 등 인력이 닿기 어려운 곳에 숨어 있는 무장 세력을 공격하기 위해 무인전투기를 운용하고 있는데, 무인전투기의 공격 목표를 정하기 위해서는 요원들이 직접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이처럼 CIA 요원들이 전쟁의 전면(front line)에 나서면서 테러에 쉽게 노출됐다고 NYT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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