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국에 투자 적극 요청… 못하겠다 했더니 충격받더라"

입력 2009.12.26 02:29

최근 訪北한 美 기업인단 증언
"우린 核문제 논의 원했고 北은 투자문제만 관심"

북한은 최근 잇달아 미국의 기업인들과 민간단체들을 초청해 투자를 요청했다가, 유엔 안보리의 1874호 대북제재 때문에 외국기업의 투자가 불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4일부터 4일간 방북한 찰스 보이드(Boyd) 미 '국가안보사업이사회(Business Executives for National Security·BENS)' 회장은 24일 "북한 관리들은 우리 일행이 투자문제에 대해 전혀 논의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알고 아연실색했다(dumbfounded)"고 말했다. 보이드 회장은 '북한경제워치'라는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관리들은 우리가 북한에 몇 달러도 투자할 생각이 없으며, 북한 핵 문제를 논의하러 왔다는 것을 알고는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으며 불쾌해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처음부터 어떤 종류의 대북 투자에도 관심이 없고, 국제 제재 탓에 할 수도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혔지만, 북한 관리들은 우리가 기업인들과 함께 갔기 때문에 북한 투자에 관심 있다고 믿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보이드 회장은 베트남전에 참전한 공군대장 출신이며, 그의 방북단에는 부인인 '평화를 위한 카네기 재단'의 제시카 매튜스 회장, 컴퓨터 관련 업체인 페로 시스템스의 로스 페로(Perot) 주니어 회장, 보험회사 AIG의 모리스 그린버그(Greenburg) 전 CEO 등이 포함됐다. BENS는 미국의 국가 안보와 관련된 사업에 관여하는 기업인들로 주로 구성돼 있으며, 소련 붕괴 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에 잔존해 있던 핵무기를 폐기하는 작업을 담당했었다.

보이드 회장은 "북한 관리는 투자문제를 논의하기 바랐을 뿐, 외국인 투자와 핵 문제를 연계해 말하기 싫어했다"고 말했다. 또 북한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주변국들에 의해 북한이 얼마나 위협당하고 있는지 아느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8일 보이드 회장 일행이 "조선(북한)은 인적 물적 자원이 풍부하며 경제적 발전 가능성이 대단히 큰 나라"라며 "조선의 교육수준과 지하자원 등은 외국 투자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마치 보이드 일행이 대북 투자에 관심을 보인 것처럼 발표한 것이다.

북한 관리들은 지난 11월 잭 프리처드(Prichard)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도 "북한에는 절대로 파업이 없다"며 미국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요청했다. 당시에도 북한관리들은 유엔의 대북제재로 인해 투자할 수 없다는 말을 듣고 실망감을 표출했다.

북한은 보즈워스(Bosworth)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지난 8일 방북을 전후로 미국의 민간단체를 초청, 투자를 요청하고 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북한 지도부는 비핵화를 재개하지 않는 한, 유엔의 대북제재로 인해 외국기업의 대북 투자가 불가능함을 아직 체감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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