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전같은 지자체 호화 청사들, 어디어디 있나?

입력 2009.12.08 10:53 | 수정 2009.12.08 11:52

‘한국판 베르사유 궁전’으로 불리며 호화 청사 논란의 불을 지폈던 경기 성남시청이 지방자치단체 청사 가운데 건립비용이 가장 많이 들어간 것으로 집계됐다.

성남시 신청사는 지하 2층, 지상 9층, 연면적 7만2746㎡다. 무려 3222억 원을 들여 최근 완공됐다. 특히 신청사는 스텔스 전투기를 닮은 외관과 수입 대리석과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로비 바닥과 벽, 관공서 최초의 에스컬레이터까지 갖추며 고급 호텔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다.

또한 청사 꼭대기인 9층에 위치한 성남 시장 집무실은 비서실과 민원실을 포함한 면적이 총 282㎡다. 비서실을 포함해 165㎡ 규모인 장관급 사무실보다 월등히 넓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신청사가 건축비 2288억으로 2위를 기록했다. 2011년 2월 완공 예정으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신청사가 지하 5층, 지상 13층에 연면적 9만7000㎡ 규모라고 밝혔다. 이번에 지어질 신청사에는 사무실 외에도 시립 도서관, 시티갤러리 등 시민문화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경기도 용인시 신청사는 3위로 집계됐다. 지난 2005년 준공 당시에도 호화 청사 논란이 일었다. 용인시 청사는 지하 2층, 지상 15층, 3만7942㎡로 1974억 원이 투입됐다. 건물 외벽 대부분이 유리로 마감돼 있다. 용인시 신청사는 사무실 공간이 좁게 설계된 반면, 로비와 복도 등은 필요 이상으로 크게 지어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라북도 신청사는 4위를 기록했다. 지하 2층, 지상 18층, 8만5895㎡의 규모로 총 1758억 원을 들여 지난 2005년 지어졌다. 재정 자립도가 도(道)단위 지자체 평균에 크게 미치지 못한 전북도는 행정 수요를 넘어서는 큰 청사를 지으면서 지난 2007년부터 3년간 113억 원의 교부세를 삭감 당했다.

광주광역시 청사는 5위였다. 2003년 완공된 광주시 신청사는 지하 2층, 지상 18층으로 총 8만7072㎡인 청사를 짓는데 1536억 원이 투입됐다. 광주시는 광역시 가운데 가장 낮은 재정자립도를 기록하고 있다.

인구 대비 건축비를 따져보면 순위가 다소 달라진다. 3000억 원이 넘는 자금이 투입된 성남시(인구 95만)는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뒤이어 용인시(84만) 2위, 광주광역시(142만) 3위, 전라북도(185만) 4위, 서울시(1004만) 5위였다.

서울시의 경우 총 건축비는 2000억 원이 넘지만 인구 대비 건축비로 따졌을 땐 여타 지자체 보다 낮은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1위인 성남시와 인구대비 비교할 땐 10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신청사 논란에 대해 해당 지자체들은 호화청사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성남시와 용인시, 전북도 등은 “신청사의 경우 향후 50년 이상을 보고 지은 건물인 만큼 현재 상황만을 놓고 너무 호화스러운 쪽으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용인시 관계자는 “용인시청의 경우 시청, 시의회, 보건소, 복지센터, 문화예술원 등이 더해진 복합 문화행정타운으로 지어지면서 건축비가 많이 들어간 만큼 여타 지자체와는 다르다”고 밝혔다.


1000억 원을 넘어서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건설되는 화려한 서울시 구청들의 신청사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인구 수십만 명에 불과한 구청 청사에 광역시청이나 도청 청사 건립보다 더 많은 자금이 투입되고 있는 것.

신청사 공사가 진행 중인 용산구는 청사 건립에 웬만한 지자체들보다 높은 예산을 책정해 빈축을 사고 있다. 인구 100만이 넘어서는 울산광역시의 경우 지난해 완공한 신청사 건립에 732억 원을 들였다. 하지만 인구 25만 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용산구는 신청사 건축에 울산시의 두 배인 1520억 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용산구의 신청사에는 800석 규모의 대공연장과 300석 규모의 소공연장 등 문화예술회관도이 들어설 예정이다.

금천구도 지난해 10월 완공된 신청사 건립에 1180억 원을 투입했다. 벽면 대부분이 유리로 치장된 신청사는 국내 유명 설계회사에 맡겨지며 설계비에만 31억 원이 투자됐다. 금천구는 재정자립도가 37.4%에 불과해 서울시 자치구 평균인 50.8%에 미치지 못하는 지자체다.


관악구도 2007년 지어진 지하 2층, 지상 10층의 신청사 건립에 910억 원을 들였다. 특히 관악구는 구청사 가운데 최초로 내부가 들여다보이게 건물 외관을 유리로 마감했다. 34.5%의 재정자립도로 자치구 가운데 최하위권에 속하는 구청이 지나치게 외관에 신경썼다며 호화청사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해당 구청들은 호화스럽다는 비난에 대해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주민들을 위한 문화시설에 많은 부분이 투자됐고, 신청사 건립으로 부서들이 한 곳으로 모이게 되면서 일의 효율성과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시는 구청들의 호화청사가 논란이 되자 올해 1월 1일부터 구청들의 청사 건립에 대해 행안부가 제시한 '청사 표준 면적기준'에 준해서만 지원하는 등 지원 규제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다만 용산구청 등에 대해선 과거에 지원이 결정돼 이미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소급 적용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자체들의 경쟁적인 호화청사 건립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명지대 임승빈 교수는 “특히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들의 호화청사는 자칫 해당 자치구의 재정에 부담을 안길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조 한나라당 정책위의장도 “지자체들의 호화청사 건립은 재정의 효율적 집행을 막으며 재정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 의장은 “호화청사 건립을 사전에 막기 위해선 지자체 의회의 예산안에 대한 감시기능 강화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8일 케이블채널 비즈니스앤TV로 밤 9시50분과 11시50분에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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