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제 한국도 원자로 수출시대!

조선일보
  • 김경민 한양대 국제정치학 교수
    입력 2009.12.04 22:55

    김경민 한양대 국제정치학 교수

    우리나라가 요르단의 연구용 원자로 건설 국제 경쟁입찰에서 최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돼 곧 계약절차에 착수하게 됐다. 원자력 연구개발이 시작된 지 50년이 지나면서 마지막 하나 남은 숙제인 원자력 플랜트 수출을 하게 된 것이다. 그동안 원자력 관련 기술은 수출했지만 원자력 시스템 일괄 수출이란 쾌거를 이룬 것은 최초다.

    요르단도 최초의 원자로 건설이 될 이번 사업은 요르단이 원자력 발전소 도입을 앞두고 인프라 구축을 위해 추진하는 연구 및 교육용 원자로 건설 프로젝트다. 5메가와트급 원자로로 계약 금액은 약 20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다. 이번 입찰에는 세계 시장에서 최근 수년간 독보적인 수주 실적을 보여 온 아르헨티나와 중국 그리고 러시아와 치열한 수주경쟁을 벌였다.

    연구용 원자로는 우라늄의 핵분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이용하여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용 원자로와는 달리, 핵분열시 생성되는 중성자를 활용해서 여러 가지 연구를 수행하는 원자로를 말한다. 세계에는 현재 240여기의 연구용 원자로가 가동되고 있는데 그중 80%가 20년 이상, 65%는 30년 이상 운전하고 있어 점진적인 대체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어 연구용 원자로 수출 시장의 전망도 파란불이 켜지고 있다. 향후 15년 내에 50여기의 중형 연구용 원자로가 국제시장 조달에 의해 건설될 것으로 예측되는데 시장규모가 2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수출의 의미는 크다. 우리나라는 1959년 원자력연구소를 개소하고 미국의 차관까지 얻어가며 최초의 연구용 원자로 트리가(TRIGA)를 건설했었는데 이제 국제 경쟁입찰에서 원자력 플랜트 수출을 성사시킴으로써 대한민국 원자력 브랜드의 신뢰도가 획기적으로 제고될 것이다.

    이번 수주로 현재 진행 중인 대형 상용 원전 수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아랍에미리트는 4기의 발전용 원자로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데 총수출 규모는 수십조원에 이른다. 한국은 기존의 원전 강대국인 프랑스, 미국, 일본과 국운을 걸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조만간 선정 결과가 나와 한국이 발전용 상용원자로를 수주하게 되면 대한민국은 명실공히 세계 속에 원자력 강국으로 올라설 것이다.

    석유자원은 언젠가는 고갈될 것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로 지구온난화를 막아야 하는 세계는 원자력 발전을 차선의 대안으로 선택하고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석탄이 1㎾당 991g이라면 원자력 발전은 10g으로 약 100분의 1밖에 안 되기 때문에 원자로 건설의 수요가 급증하는 이른바 르네상스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통계에 의하면 세계는 2030년까지 약 300여기의 원자로를 건설해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원자력 산업은 미래의 먹을거리 기간산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다행히도 한국은 세계 제6위의 원자력 강국답게 원자력 기술을 착실히 쌓아 왔기 때문에 원자로 플랜트 수출로 미래의 번영을 예약해 놓고 있다.

    선진국으로 들어가는 길목에는 거대 과학산업의 두 가지 관문이 있는데 하나는 원자력이고 또 하나는 항공우주산업이다. 이제 우리나라는 원자로 수출의 길을 트고 있고, 나로호 발사로 우주산업의 토대도 마련해 나가고 있다. 90석 규모의 중형항공기 개발도 태동을 하고 있다. 요르단에의 연구용 원자로 수출은 본격적인 원자로 플랜트 수출로 이어질 것이고 선진국 달성의 꿈을 실현시켜 줄 희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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