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끈질기게 해외 브랜드 인수에 나서고 있다.
미국와 유럽 등 자동차 업체들은 위기에 처하면서 글로벌 브랜드를 싼 가격에 매물로 내놓았고, 이들 매물에 입질을 하는 대표 주자는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다. 중국 은행들도 대규모 인수 자금을 제공하면서 자동차 업체 지원에 발을 맞추고 있다.
중국 국영 자동차 지주회사이자 중국 5위 자동차 업체인 베이징 오토모티브 인더스트리 홀딩스'(BAIC·베이징차)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스웨덴]
법인인 사브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 중국 최대 민영 자동차 업체인 지리자동차는 포드의 볼보 브랜드 인수를 위한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자국 내 시장에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에 밀리고 있다. 이에 따라 보다 매력적인 자동차 모델을 공급하기 위해 해외 유수의 자동차 브랜드를 인수, 기술력을 획득하겠다는 입장이다. 해외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려는 목적도 있다.
◇ 베이징차, 사브 인수 타진
블룸버그 통신은 1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 GM이 사브를 베이징차에 매각한 뒤 사브 브랜드를 철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자산에는 사브의 생산 설비 등도 포함돼 있다.
베이징차는 GM의 독일 법인인 오펠 인수에도 나섰으나 거절당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주 GM이 사브를 스웨덴의 스포츠카 제조업체 코닉세그에 매각하려는 계획이 실패하자 이번 인수전에 나서게됐다.
전문가들은 사브의 미래에 기대를 거는 것은 어렵다고 보고 있지만 베이징차는 사브의 기술력을 획득하고, 유럽 시장에서의 발판을 다지는 데 인수 목적이 있다.
특히 GM의 사브 브랜드의 철수설이 나오고 있는 와중에도 사브를 인수하겠다는 베이징차의 야심은 이를 반증한다. 이와 관련 왕다쭝 베이징차 대표는 전일 "베이징차는 기술 개선을 위해 사브 인수에 민첩하게 움직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GM의 브랜드 매각은 여러차례 철회된 바 있어 좀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GM은 소형차 브랜드 새턴을 미국 펜스케 오토모티브 그룹(PAG)에 팔기로 했다가 철회했었다.
◇ 지리차, 볼보 인수 `막바지`
지리차 역시 미국 포드자동차의 볼보 브랜드 인수 협상을 거의 마쳐가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일 보도했다.
저렴한 오토바이로 회사를 일궈낸 리수푸 지리차 회장은 이제 자동차 업계에서도 회사 입지를 굳히겠다는 방침이다. 지리차는 앞서 지난 6월에는 포드차에 부품을 공급하는 호주의 트랜스미션 제조업체 SDI 홀딩을 인수한 바 있다.
지리차의 모회사는 볼보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중국 은행들로부터 최소 10억달러를 대출받게 된다. 이미 중국은행, 건설은행, 중국수출입은행 등과 대출에 대한 합의를 마쳤다.
소식통은 "지리차에 인수 자금은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 회사는 중국 은행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으며, 사모펀드(PEF)들도 돈을 대기 위해 줄을 서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차의 경우 정부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을 전망이다.
현금 부족에 시달리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유수 브랜드를 헐값에 내놓자 중국 자동차업체들은 때를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이다. 지난 1999년 64억5000만달러에 볼보를 인수한 포드는 이 가격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18억달러에 이 브랜드를 내놨다.
자동차 업체들만 혈안이 된 것은 아니다. 앞서 지난 5월에 중국의 중장비 제조업체인 쓰촨텅중중공업은 GM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허머 브랜드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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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양이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