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셔 보세요. 코코넛 맛이 꽤 괜찮습니다."
천연 화장품으로 유명한 버츠비(Burt's bees)의 존 레프로글(Replogle) 대표가 코코넛 크림이 한 스푼 담긴 접시를 내민다. 대표가 새끼손가락으로 꾹 찍어 입에 넣는 모습에 덩달아 먹어 봤더니 맛이 괜찮았다. 발 전용 보습 크림인 '코코넛 풋 크림'이란 상표를 보기 전까진 말이다. "고객들에게 먹으라고 추천은 하지 않겠지만, 저도 가끔 저희 제품을 먹습니다. 방금 드신 코코넛 풋 크림이 가장 맛있고요, 아보카도 헤어크림이랑 바나나 핸드크림도 맛이 썩 괜찮습니다. 미국 '천연제품협회(Natural products association)'의 인증을 받은 제품입니다." 대단한 설득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었다.
최근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단독 매장을 연 버츠비의 레프로글 대표에게 천연 성분에 대한 궁금증을 물었다. 그는 미 하버드대 MBA를 받은 뒤, 기네스 맥주 마케팅 디렉터, 유니레버 스킨 케어 담당 디렉터를 역임한 후 2006년 버츠비 CEO로 자리를 옮겼다. 주류 회사에서 8년간 일했던 그는 현재 술을 끊고 대신 물을 하루에 많게는 3L(리터) 정도 마신다고 했다.
―버츠비는 이름대로 벌꿀 성분이 들어 있을 것 같은데, 다른 성분으로는 뭐가 있나요?
"밀랍과 프로폴리스, 로열젤리를 비롯해 라벤더와 로즈메리 등 천연 오일을 첨가하고 코코넛·바나나·석류 등 다양한 식품들을 원료로 하고 있습니다."
―라벤더와 로즈메리 등 이미 잘 알려진 성분 말고, 천연 성분으로 피부에 좋은 다른 원료들은 뭐가 있을까요.
"석류(pomegranate)가 대표적이죠. 항산화 효과가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태양빛에 피부가 노출되는 걸 굉장히 꺼리는 편인데, 태양광 노출 등으로 인한 활성 산소(free radical)를 제거하는 데 아주 좋습니다. 또 복숭아씨를 아주 곱게 갈게 되면 천연 각질 제거제가 됩니다. 세안용으로 추천합니다. 또 컴프리(comfrey) 뿌리는 수천년 동안 인디언들이 쓰던 약용 식물로 찢어졌거나 데었거나 할 때 등 각종 상처를 치료해 주는 원료입니다."
―각질 제거라면 설탕, 특히 흑설탕을 많이 쓰는데요.
"물론 설탕도 각질 제거에 효과가 좋습니다. 하지만 알갱이가 너무 커서 세안할 때는 좋지 않아요. 얇은 피부를 자극할 수 있죠. 대신 팔꿈치나 발의 굳은살을 제거할 때 좋고 몸의 묵은 각질을 벗길 때도 좋습니다."
―미국 유명 모델 겸 토크쇼 진행자인 타이라 뱅크스가 그녀의 쇼에서 '최저 가격으로 최고의 보습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제품'으로 바세린을 추천했습니다. 그 뒤 큰 인기를 누렸는데요.
"참으로 무식한 언급(uneducated comment)이네요. 제가 바세린을 판매하는 유니레버에서 일해서 잘 압니다만 주성분이 페트롤라툼이죠. 이름에서 보듯 석유에서 추출한 보습성분입니다. 미국 소비자들은 그런 과대광고(hype)에 홀딱 넘어가는 성향이 있는데, 한국 소비자들은 그에 비해 똑똑해 보입니다. 화장품 라벨에 쓰여 있는 성분을 모두 읽잖아요!" (그는 대표적인 천연 제품 브랜드로 자기 제품 외에 닥터 브로너스, 닥터 하우쉬카 등을 추천했다.)
―환경오염 등 때문에 아토피나 악건성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납니다. 그들에겐 뭐가 좋을까요?
"컴프리 뿌리가 든 제품은 어떤 피부에도 잘 맞습니다. 아토피의 경우 어떤 화장품을 쓰든 간에 무향(fragrance free)인 제품을 쓰십시오. 향기는 자극을 줍니다. 그리고 고지베리(구기자)와 망고, 석류 등 수퍼 프루트가 든 성분이 좋습니다. 항산화 효과와 노화방지에도 효과가 좋으니 먹고 바르는 데 모두 추천입니다."
지금 필요한 건, 똑똑한 각질제거! 각질 잠재우는 비밀 팁
나이에 맞는 노화 방지 화장품 따로 있다
변질된 '화장품' 그냥 사용했다간.. 이럴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