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 주장 학자들 '반대파 축출' 공모

조선일보
  • 신정선 기자
    입력 2009.11.24 02:28

    "논문 게재 어떻게든 막자"… 이메일 해킹 당해 폭로돼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을 주장하는 학자들이 반대파 학자들을 학계에서 밀어내려고 공모한 내용이 담긴 이메일이 인터넷에 폭로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 "때로는 정치적인 의도까지 담긴 집중적인 공격을 받아 온 학자들이 의견이 다른 '적(敵)'을 벌주려 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미국영국의 저명한 학자들이 지난 13년간 주고받은 이메일 수백 통이 인터넷에 뜬 것은 지난 11일. 세계적인 기후 연구소인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학 기후연구센터(UEA)의 서버가 해킹된 직후였다. 해킹된 이메일 파일은 160메가바이트 크기로, 러시아 서버에 최초로 유출됐다.

    이 이메일에는 기후학자들 간의 암투(暗鬪)와 음모가 담겨 있었다. 인류가 초래한 온난화의 위협이 급박하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그렇지 않다'는 이들의 논문을 주요 학술지나 보고서에 게재되지 않게 애쓴 내용이 많다. UEA의 필 존스(Jones) 소장은 펜실베이니아주립대의 마이클 만(Mann) 교수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인간이 기후 변화에 끼치는 영향을 의문시하는 논문을 유엔의 정부 간 기후변화위원회(IPCC) 보고서에 포함할 필요가 있겠느냐"며 "어떻게 해서든 게재되지 않게 하겠다"고 적었다.

    두 사람은 또 기후 변화의 위험성을 공감하지 않는 학자들의 논문은 학술지에 실리지 않게 각 학술지의 출판 담당들에게 압력을 넣는 방법도 서로 얘기했다.

    이들이 '주적(主敵)'으로 꼽은 워싱턴 케이토(CATO)연구소의 패트릭 마이클스(Michaels) 연구원은 "두 사람이 학술지 출판 담당자들을 협박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고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에 밝혔다. 또 다른 학자가 쓴 이메일에선 반대편의 뛰어난 과학자가 사망하자, "기운이 나는 뉴스"라고 좋아하기도 했다.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이 과장됐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은 "이번 이메일 유출 사건은 베트남전쟁의 실상을 담은 미 펜타곤(국방부)의 문서가 폭로된 것과 마찬가지 의미를 지닌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학술지 네이처에 기고한 한 논문에서 지난 20년간의 기온 변화 중 기온 상승 부분만 강조했다"는 한 이메일(1999년 11월)을 '기온 상승을 조작한 확실한 증거'로 지목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