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세계적 제약회사 배출할 잠재력 지녀"

입력 2009.11.20 03:05 | 수정 2009.11.20 09:45

1996년 타미플루 개발한 김정은 美 길리어드 부사장

"한국의 신약 개발 능력은 훌륭합니다. 기초과학 수준도 높아서 제약업이 성공할 잠재력은 충분합니다."

김정은(67) 미국 길리어드 부사장은 19일 대전 한국연구재단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제약업계를 이렇게 평가했다.

김 부사장은 길리어드의 연구원 시절이던 1996년 신종플루의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개발했다. 김 부사장은 중국산 나무에서 추출한 약물을 원료로 썼다. 당시 설립한 지 10년을 갓 넘긴 신생 기업 길리어드는 수천억원이 드는 미국 식품의약국의 임상 실험을 통과할 여력이 없어서 스위스 국적의 제약회사인 로슈에 기술 수입료를 받기로 하고 특허권을 넘겼다. 현재 길리어드는 한 해 70억달러(약 7조7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신종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개발한 김정은 박사가 19일 오후 대전시 유성구 한국연구재단에서 직원들을 상대로 하는 강연에 앞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신현종 기자



김 부사장은 "신생 제약 업체가 거대 제약 업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라이선스 아웃(신약의 특허권을 넘기고 기술 수입료를 받는 전략)이 불가피하다"며 "점차 신약 개발의 성공은 줄어들고 비용은 급증하고 있어 규모가 큰 기업이 제약업에서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도 거대 매출 기업만 생기면 세계적인 제약회사를 배출할 잠재력을 지녔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올해 1~8월까지 로슈는 타미플루로만 27억달러(약 3조원)의 매출을 올렸고, 우리 회사는 그중 22%를 기술 수입료로 받았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재일교포로 도쿄대 제약학과에서 학사를, 유기화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서울대 약대에서 잠시 연구를 하고 도미해 미국 오리건 대학에서 유기화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김 부사장은 "당시 한국인은 일본으로 귀화하지 않으면 도쿄대 박사라도 취직자리가 없었다"며 "살기 위해서 미국으로 갔다"고 말했다.

타미플루의 부작용에 대해 김 부사장은 "현재까지 타미플루로 발작을 일으켰다든지 치명적 질환이 생겼다든지 하는 부작용은 없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타미플루에 내성을 가지는 신종플루의 변종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서 다양한 신종플루 치료약이 개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종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개발한 김정은 박사가 19일 오후 대전시 유성구 한국연구재단에서 직원들을 상대로 하는 강연에 앞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신현종 기자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