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30% 감축 선언] 산업계 "수출경쟁력 약화 우려"

입력 2009.11.18 02:47

철강·석유화학 타격 예상… 전자·車는 비교적 느긋

정부가 17일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를 후보안 가운데 가장 강력한 방안인 2020년 배출 전망치 대비 30% 감축으로 확정하자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철강·석유화학 등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업체들은 "업종 특수성에 대한 고려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흥 공업국 상당수는 온실가스 의무 부담을 지지 않아 우리 기업들만 수출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황인학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본부장은 "우리는 다른 선진국과 달리 에너지를 많이 쓰는 제조업 중심이라는 점에서 정부의 감축 계획은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경련이 지난 9~10월 413개 기업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 기업의 절반가량이 "정부가 발표한 감축 목표 시나리오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인 2020년까지 배출량(전망치) 21% 감축도 달성하기 힘든 목표"라고 응답했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발전과 제철 같은 에너지 다소비 업종은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국내 철강산업이 오는 2013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0년 대비 5%를 감축한다고 할 때 연간 9045억원의 추가적인 경제적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석유화학업체도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고 있다. 석유화학업체 관계자는 "우리 기업들은 생산 공정에 대한 혁신이 이미 상당 부분 이루어져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한 상태"라며 "추가로 온실가스를 줄이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들은 기준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경기도 안산에서 플라스틱 제품을 만드는 A사 대표는 "직원들 월급 주기도 빠듯한 마당에 온실가스 관련 투자는 엄두도 못 낸다"며 "중소기업에는 배출량 기준을 완화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설비를 증설해 공장을 가동하면 에너지 사용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어 앞으로 설비 증설 투자는 아예 포기해야 한다"며 "기업에 설비 투자하라고 그렇게 압박했던 정부가 이런 과도한 목표를 설정한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업종별로 구체적인 배출량 감축량을 배분하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식경제부는 "업종별 감축량 설정 과정에서 산업경쟁력을 저하하지 않는 방향으로 배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정부 방침에 대해 전자·자동차 기업들은 비교적 느긋한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2013년까지 총 5조4000억원을 투자, 사업장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작년 대비 50% 감축하고 제품의 에너지효율도 40% 개선해 총 8500만t의 온실가스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현대·78" name=focus_link>기아차도 최근 친환경차 개발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2013년까지 4조1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강희찬 수석연구원은 "정부의 목표 설정에 따라 에너지효율화, 태양광·풍력발전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분야 등 녹색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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