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시리즈에서 SK 와이번스 정근우(27)와 신경전을 벌인 기아 타이거스의 서재응(32)이 "(SK와 맞붙을 때는) 빈볼이 나와도 쉽게 미안하다는 말이 안 나온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서재응은 17일 보도된 일요신문과 인터뷰에서,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내야땅볼 처리 때 정근우와 욕설을 주고받는 등 시비가 붙으면서 벤치 클리어링 사태가 벌어진 상황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인터뷰에서 지난 9월 8일 SK와 경기에서 정근우에게 실수로 몸에 맞는 볼을 던지면서 생긴 앙금이 한국시리즈까지 이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실수로 몸에 맞는 공이 나왔을 땐 대부분 타자한테 다가가서 미안하다고 말한다"면서 "그런데 이상하게 SK 선수들한테는 그런 말을 하고 싶지 않다. 그러다보니 빈볼이 나와도 쉽게 미안하다는 말이 안 나온다"라고 말했다.
서재응은 또 한국시리즈에서 논란이 된 SK의 '사인 훔치기'에 대해서도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그는 "두산이 SK랑 플레이오프를 끝내자마자 바로 선수들한테 'SK 선수들이 검을 씹기 시작했다'며 조심하라고 전화가 왔다"면서 "(7차전 때 맞불을 놓기 위해) 주자가 1루로 나가게 되면 상대 피처가 신경쓰게끔 고개도 흔들고 마구 움직이라고 요구했다. 우리가 사인을 가르쳐주는 것처럼 행동하면 상대 선수들도 신경을 쓰게 될 것이고 흐름이 깨질 수 있지 않냐"고 말했다.
서재응은 또 일부 선수가 상대팀 선수에게 배려 차원에서 사인을 가르쳐 준다는 의혹에 대해선, "그런 게 있다는 걸 한국에 와서 처음 알았다"면서 "이미 승부가 기울어졌을 때는 친한 타자가 나오면 치긴 치되 홈런만 치지 말라고 하면서 직구만 던진다"면서 "아마 이런 게 한국의 정 문화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서재응은 이어 극성 팬들의 비난에 대한 질문에, "어떤 기사를 봐도 리플은 절대 안 본다"면서 "선수들이 팬들의 리플에 상처받는 걸 보면서 이해가 안 된다. 비난이 많을 것 같으면 아예 안 보면 되지 않냐"고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