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소량의 엔진오일만으로 750㎞ 주행에 도전하는 오세 영씨가 16일 대덕구 비래동에서 자동차 점검을 하고 있 다.

"잦은 오일 교환으로 인한 비용 부담을 줄이고 환경보호 인식을 높이기 위해 엔진오일 없는 주행에 도전합니다."

대전시 대덕구 비래동 엔진오일 제조업체 ㈜모리스오일(www.moreysoil.co.kr) 오세영(65) 대표가 엔진오일을 거의 제거한 승용차를 몰고 장거리를 주행하는 이색 도전에 나선다.

18일 새벽 6시 임진각을 출발해 대전, 부산 등을 거쳐 대전으로 돌아오는 총 750㎞ 코스를 한국기록원 기록검증서비스팀원 등이 입회한 가운데 11시간 정도 운전하게 된다.

고품질 엔진오일 개발에 남다른 열정을 쏟아온 오 대표는 자신이 직접 개발한 엔진오일을 써온 1997년식 흰색 소나타3(주행거리 18만㎞)를 이용, 엔진오일을 빼낸 채 장거리 주행시험에 나서는 것이다. 일반 엔진오일 사용 차량은 엔진오일 없이 수십㎞도 못가 엔진에 치명적 손상을 입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오 대표가 개발한 높은 점성과 탄성의 엔진오일을 쓰면 오일을 빼내고 실린더 등에 묻은 극소량만으로 700㎞ 이상 주행할 수 있다는 것이 오 대표의 말. 이번 주행은 바로 이를 입증하기 위한 것이다.

오 대표는 이미 지난 9월 24일 같은 방식으로 대전~통영 간 왕복 503㎞를 무오일로 주행하는 기록도 세웠다. 이번 도전에 성공하면 내년 봄 기네스 공인 세계기록에 도전할 계획이다.

7남매 중 장남인 오 대표는 20대 후반부터 택시기사, 버스기사 등으로 30여년간 운전대를 잡았다. 그가 엔진오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1998년부터다. 오랜 기간 운전하다 엔진오일의 중요성을 절감하면서 직접 고품질 엔진오일 개발에 뛰어들었다.

오씨는 미국 클린턴 H 모리스가 60여년 전 아폴로 우주계획에 활용한 내연기관용 윤활유에 주목했다. 이후 연구를 계속한 끝에 2005년 대전시 동구 판암동에 엔진오일 공장을 차렸다. 수십차례 실패를 거듭한 끝에 2006년부터 강한 점착력으로 마찰력을 최소화시키는 '디지털모리스엔진오일'을 개발했다.

오씨는 "고온에 흘러내리지 않는 강한 점착력으로 소음을 줄인다"며 "극미세 구리 및 니켈 합금입자가 포함된 오일이 마모된 실린더에 붙어 성능을 향상시킨다"고 자랑했다. 장시간 사용해도 슬러지, 일산화탄소 등 공해물질을 적게 배출하는 게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어렵게 개발한 제품이 입소문이 나면서 전국 각지에서 대전까지 찾아오는 열성 팬이 점점 늘고 있다. 일반 오일보다 2배 정도 비싸지만 한번 넣으면 5만㎞까지 거뜬히 탈 수 있을 정도로 품질이 좋기 때문이다.

강원도 홍천에서 대전 모리스오일을 찾은 박동수(32·군인)씨는 "한번 써본 뒤 품질에 반해 멀지만 직접 찾는다"며 "오래 가고 품질도 그만"이라고 전했다.

오씨는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는 엔진오일 개발에 여생을 다 바칠 생각"이라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