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격돌… 여권(與圈), 예산 등 현안처리 '막막'

조선일보
  • 최재혁 기자
    입력 2009.11.16 03:06 | 수정 2009.11.16 07:43

    親朴·자유선진당과 갈등
    現상황 타개할 동력없어… 14일 黨政靑 회동서도 고심

    세종시 문제가 꼬이고 장기화하면서 여권(與圈)이 추진하려던 다른 현안들도 일제히 발목이 잡히고 있다. 한나라당은 당장 야당의 반대를 뚫고 4대강 사업을 추진해야 하고, 2010년도 예산안도 내달까지 처리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제기했던 지방행정체제 개편, 개헌(改憲)과 같은 대형 정치 이슈들도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굴려야 결과를 볼 수 있는 과제들이다.

    하지만 세종시를 둘러싼 친이·친박 간의 갈등으로 한나라당은 쪼개졌고 사안에 따라 외부의 '우군'이었던 자유선진당과는 완전히 결별하는 바람에 현 상황을 타개할 동력이 현저히 약해졌다는 지적이다. 이런 사정은 각종 현안에서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자유선진당은 4대강 사업을 세종시 문제와 본격적으로 연계시키기 시작했고, 대신 민주당과 공조를 모색하고 있다. 이회창 총재는 15일 대전에서 열린 당 행사에 참석해 "4대강 사업에 돈을 쏟아붓기 위해 세종시를 축소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대전으로 간 자유선진당 지도부 이회창 총재(앞줄 오른쪽 세 번째) 등 자유선진당 지도부와 당원들이 15일 대전 은행동 으능정이 사거리에서 ‘세종시 원안 쟁취를 위한 전국 순회 발대식’을 갖고 정부의 세종시 수정 방침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신현종 기자 shin69@chosun.com
    당내 친박 역시 4대강 사업을 도와주는 분위기는 아니다. 오히려 "4대강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은 좋지 못하다"(이한구 의원), "4대강 사업자 선정 담합 의혹을 검찰이 수사해야 한다"(이성헌 의원)는 주장이 나온다.

    총 291조8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 처리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의 2010년도 예산안은 위헌적이고 불법적"(우제창 원내대변인)이라며 사실상 법정 기한(12월 2일) 내에 처리되는 것을 막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게다가 작년 12월 여당과 함께 예산안 표결에 참여했던 자유선진당이 이번에는 민주당과 연합전선을 구축할 공산이 크다.

    지방행정체제 개편작업의 전망도 어두워졌다는 지적이다. 한나라당 내에서 이 문제를 책임진 인사가 다름 아닌 친박계 허태열 최고위원이라는 점이 그 이유로 거론된다. 허 최고위원은 지금도 행정체제 개편에는 적극적이지만 친박 전체가 세종시 문제로 결집하는 상황에서 홀로 정부 입장을 대변하기 힘들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행정안전부가 행정구역 자율 통합을 무리하게 밀어붙이고 있다는 여권 상층부의 우려도 한몫하고 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행정안전부가 의왕, 산청처럼 선거구 조정이 필요한 지역은 자율 통합 대상이 아니라는 방침을 이미 정해놓고도 두 지역을 통합 대상 지역에 포함시켜 발표한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개헌은 주류 입장에서도 시급한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친박의 협조 없이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세종시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면 시작조차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지난 14일 정몽준 대표와 안 원내대표, 정운찬 총리, 정정길 대통령실장, 박형준 정무수석, 박재완 국정기획수석 등이 모인 당·정·청 회동에서도 이 같은 고민들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세종시 문제는 총리실에 설치된 민관합동위원회를 중심으로 수정안을 마련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한다.

    15일 대전 중구 으능정이 거리에서 열린 자유선진당의 '세종시 변질음모규탄 및 원안쟁취를 위한 전국 순회 홍보투어 발대식'에서 당직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신현종 기자 shin6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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