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고장의 역사·문화 담긴 '울산의 옛길과 진산' 찾았다

조선일보
  • 김학찬 기자
    입력 2009.11.11 03:23

    울산학연구센터 세미나서 울산의 옛길 처음으로 밝혀
    울산의 진산과 진산 권역 50여개 산의 역사도 조명

    반세기 전 동해안의 작은 소도시였던 울산이 오늘날 인구 110만명의 '대한민국 산업수도'로 성장했다. 그 배경에는 기업하기 좋고 사람 살기 좋은 자연조건도 큰 힘이 됐다.

    울산발전연구원 부설 울산학연구센터(센터장 김석택)가 울산의 옛길과 진산(鎭山) 등 자연조건과 주변 문화유적에 주목해 관찰하고 연구한 결과를 발표하는 세마나를 마련했다.

    10일 오후 2시부터 울산문화예술회관 2층 회의실에서 열린 세미나는 1부 '울산의 옛길', 2부 '울산권역의 산과 그 문화유적'으로 나눠 진행됐다. 세미나는 울산 5개 구·군 문화원으로 구성된 울산문화원연합회가 공동 주관했다.

    울산학연구센터가 10일 마련한 울산의 옛길과 산, 문화유적 세미나. 울산발전연구원 서근태 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울산시 제공
    울산학연구센터 김석택 센터장은 "오늘과 같은 울산 발전의 중심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고장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며, 고유한 문화와 전통을 계승하고 연구해 온 많은 분들의 수고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이번 세미나 역시 그 같은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오늘의 울산과 맞닿아 있는 옛길

    울산 출신인 위덕대 박물관 학예연구원 이창업 박사와 울산과학대 이철영 교수는 울산에서 외부로 나가거나 외부에서 울산으로 들어오는 큰길을 옛문헌과 지도, 전설, 신화 등을 통해 찾아나섰다.

    이들 연구진은 먼저 신라시대 경주-울산을 왕래한 길은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등을 통해 볼 때 경주-모화-석계-관문(현 울주군 범서읍)-척과-서사-다전-굴화-율리에 이르는 길과 경주-모화-중산(현 울산 북구)-신천-호계-화봉-동동-남외동-반구동-학성동에 이르는 두 갈래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광개토왕비'의 기록 등으로 볼 때 서기 400년을 전후해 고구려가 신라의 왜군을 쫓아내려고 남으로 내려왔다가 동래로 진출하고, 신라도 우시산(울주군 웅촌면 일대)을 지배하는 과정에서 경주 내남-언양-삼동-웅촌-웅상-동래에 이르는 길이 개척됐을 것으로 보았다.

    이와 함께 울산의 바닷가에서 양질의 소금을 생산하면서 지금의 삼산-부곡-덕하로 이어지는 '소금길'이 생기고, 멀리 밀양이나 청도에서 울산의 소금을 구하기 위해 가지산과 운문재를 넘어오는 길을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북구 달천광산에서 생산하는 철을 운반하기 위해 달천-진덕골-범서 척과-두동 천전리-언양-상북 궁근정-운문고개-청도에 이르는 '쇠부리길'이 생겼다고 밝혔다.

    '처용설화'에 나타나는 신라 헌강왕이 울산으로 향한 길은 경주-모화-농소-화봉-학성에 이르는 길이거나 경주-구어-두산리-서사리-다운동-태화사(중구 태화동)-학성에 이르렀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연구진은 "우리나라에 많은 길이 만들어지고, 사라지고, 남아 있다"며 "선조의 삶과 애환 등 의미 있는 역사가 담겨 있는 길을 찾는 것이 향토를 사랑하고 소중한 것을 지키는 일"이라고 했다.

    ◆"울산의 진산(鎭山)은 무룡산·고헌산"

    중앙대 김경수 명예교수와 성균관대 이민홍 교수는 울산의 '진산(鎭山)'과 진산 권역의 문화유적을 조사해 진산의 의미와 그 문화사적 배경을 살폈다. 또 울산지역 50여개 산에 담긴 역사도 시대사적으로 조명했다.

    연구진은 "예부터 울산읍성의 진산은 무룡산(舞龍山·452m)이고, 언양읍성의 진산은 고헌산(高獻山·1034m)"이라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진산에 대한 기록은 경상도지리지(1425년)와 동국여지승람(1481년), 여지도서(1750년)에 잘 나타나 있다"고 했다.

    또 "진산은 나라나 고을의 필요에 의해 하늘에 제의를 드리는 장소로 삼은 곳"이라며 "진산제도가 우리나라에 본격 이입된 것이 조선 초기이기 때문에 풍수개념이 가미됐지만 무룡산과 고헌산은 풍수적 의미보다는 제사의 의미로 선정된 산천제의 성격"이라고 추정했다.

    연구진은 "울산의 산은 우선 울산시 25개, 울주군 51개 등 모두 76개가 확인된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도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산의 원형을 훼손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고 "산의 중요성과 원형 보존"을 촉구했다. 연구진은 현재 심하게 훼손됐거나 훼손되고 있는 곳으로 우선 북구 농소 매곡지방산업단지와 인근 약수동산 울산외고 설립부지 등 12곳을 적시했다.

    연구진은 "온산읍지에 따르면 울주군 온산읍 원산리의 '천제산'은 공업화 탓에 거의 본모습을 잃었다"며 "자연(산) 훼손은 바로 지역 주민에게 영향을 미치고 자연의 재앙이 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주민을 상대로 한 자연보호의식 반복교육과 지방자치단체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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