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소년 송유근 "사춘기라 고민이 많아요"

  • 김묘성 조선닷컴 비즈니스앤TV 기자
  • 신승엽 조선닷컴 비즈니스앤TV PD
    입력 2009.11.07 11:09 | 수정 2009.11.08 15:24

    대전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최연소 석사 학위를 준비하고 있는 송유근(12)군. 동그란 얼굴에 장난기 어린 눈빛, 까르르 하고 금방이라도 웃음이 터질 듯한 입 매무새는 그대로다. 하지만 어느덧 엄마 키를 훌쩍 넘어 소년 분위기가 물씬 난다. 지난해 인하대학교를 졸업하고 보다 활발한 연구를 위해 거처를 옮긴 송유근 군을 만났다.

    -하루 일과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병사에게는 하루 일과가 주어지지만 장군에게는 하루 일과라는 게 없죠. 그대신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무한 책임이 있잖아요. 학자에게도 마찬가지지요. 연구의 책임이 있을 뿐 특별히 주어진 시간표는 없습니다.”

    첫 대답부터 오늘 인터뷰가 쉽지 않겠다는 강한 압박이 밀려온다. 아들의 날카로운 대답에 잠시 무안해진 어머니가 던진 한마디에 모두가 웃는다. “사춘기라서 그래요.”

    훌쩍 자란 천재소년 송유근 군
    -이론이 아닌 연구를 통한 공부를 하고 싶다고 했는데 잘 되고 있나요?
    “예전에는 시험공부였다면 지금은 공부가 아닌 연구를 하는 학자가 된 것 같아요. 공부는 다 알려진 내용을 아는지 모르는지 평가하는 것이고, 연구는 아직 아무도 모르는 미래를 보는 거잖아요. 우주의 궁극적인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끝은 무엇일까를 연구하며 준비하고 있어요.”

    -천문, 우주의 원리라는 것이 철학과도 연관이 있다고 생각되는데 철학에도 관심이 있나요?
    “네. 철학에도 관심이 있어요. 철학뿐 아니라 많은 분야에 관심이 있지만 현재는 ‘하고 싶을 일’을 하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을 우선 하고 있어요.”

    -연구원에서의 생활이 어렵거나 불편한 점은 없나요?
    “연구하는 학자에게 연구실만 있으면 되지, 불편은 내가 느껴야 할 부분이 아닌 것 같아요. 다만 엄마는 불편할 것 같아요. 쇼핑이나 여가활동을 못하시고 늘 제 옆에 계시니까 죄송스러워요.”

    어른스럽고, 멋지게 보이고 싶은 사춘기 청소년의 특징일 뿐이라는 어머니 말씀에 송유근군은 극구 부인하지만 적어도 아들로서 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리는 모습이다.

    연구를 통한 학업에 매진하고 싶은 송유근 군
    -유치원, 초등학교, 대학교까지 단기간의 많은 학습 환경의 변화가 있었죠. 그것이 유근 군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쳤나요?
    “우주는 넓고 인생은 짧아요. 제게 남은 인생이 길어봐야 60년인데, 우주의 나이 100억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죠.”

    과학도인지 철학가인지 혼란스러울 만치 심오한 답변에 옆에서 듣고 있던 어머니마저 놀랄 정도다. 게다가 고민은 굉장히 근본적이다.

    -요즘 고민이 뭐예요?
    “어렸을 때는 과학자가 꿈이었는데 요즘에는 그게 다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논문을 쓰고 상을 받는다고 해서 인류가 뭐가 달라질 것인지, 그게 고민이에요.”

    진지한 눈빛과 어투에서 어린아이가 그저 어른스럽게 위해 하는 말이 아닌 과학도로서 깊은 고민이 느껴졌다. 그러면서도 드럼 연주와 산책을 즐긴다는 그의 여유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취재진에게 전해졌다.

    -여가 시간은 어떻게 보내요? 드럼 연주도 잘하던데요?
    “연구원 뒷산에 오르며 산책도 하고 테니스도 치고 있어요. 그리고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드럼치는 동영상은 잘 못했을 때예요. 지금은 더 잘해요. 일주일에 한두 번씩 연구원 원장님과 드럼 연습을 하고 있고요. 재미있어요.”

    -유근 군에게 드럼이란?
    “공부예요. 손에 느껴지는 진동. 소리의 파장 자체가 초끈 이론과도 연결이 되거든요.”

    다시, 과학도 송유근이다. 유근 군의 말에는 듣는 사람을 끝까지 집중시키는 힘이 있다. 적절한 비유에서 시작해 철저한 논리로 마무리 된다.

    -관심이 있든 없든 유근 군을 천재소년이라 부른 많은 대중들이 있어요. 어떻게 생각해요?
    “의사선생님이라고 부를 때는 자신의 병을 고쳐주기 위함이고, 장군님이라고 부를 때는 나라를 구해달라는 의미를 내포한다고 생각해요. 천재소년이라고 부르는 것 또한 부르는 이들이 미처 다하지 못한 공부를 대신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듣고 있어요.”

    유근 군이 스스로에게 불어넣는 사명감은 유근 군을 학업에 집중시키는 ‘즐거움’ 그 이상의 동력이다.

    -앞으로의 목표. 꿈이 뭐예요?
    “아주 단기적으로는 논문 준비에 전력을 다하는 것이 우선이고요. 앞서 말씀 드렸듯이 사람들이 말하는 소위 유명한 과학자가 되어서 인류를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인지 끝없이 고민하고 학문에 열중해 업적을 이루고 싶어요.”

    비장한 각오를 다지며 인터뷰를 마친 유근 군이 배가 고팠다며 주머니에서 먹다 남은 초콜릿을 꺼내 들었다. ‘기자 누나 좀 주라’는 어머니의 권유에 혼자 먹을 거라며 문 뒤로 숨어 초콜릿을 한 입 베어 물고는 환하게 웃는다. 인류 걱정은 잠시 뒤로 미룬 채 그저 초콜릿의 달콤함에 반하고 마는 영락없는 12살 어린이의 모습이 따스하게 느껴진다.
    철학적 사고가 깊어진 답변으로 기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천재소년’ 송유근 군과의 인터뷰는 8일 밤 9시50분 케이블채널 '비즈니스앤 TV'로 볼 수 있습니다. www.business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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