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를 세운 것과 세우지 않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에요. 목표가 있어야 공부할 의욕이 생기고 힘든 난관에 부딪혔을 때도 극복할 수 있어요. 일단 뚜렷한 목표부터 세우세요."

2009학년도 서울대 수시 2학기 지역균형선발 전형으로 합격한 한얼(19·경영대학 1학년·사진)군은 고등학교 재학 중 슬럼프를 겪거나 좌절한 적이 없다.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하리라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목표를 상기하면서 열정과 노력을 온통 공부하는 데 쏟아 부었다.

이경민 객원기자

나를 알아야 효율적인 공부법을 세운다

3년 전, 고1 2학기를 마칠 무렵 한군은 자신을 객관적으로 돌아봤다. 자신이 현재 어느 위치에 있는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 지 꼼꼼히 살폈다.

"지방에 살았기에 지역균형선발 전형을 염두에 뒀어요. 전교에서 3명까지 지원 기회를 주는데, 1학년 성적이 전교 3등 안에 들지 못했어요. 모의고사 점수 또한 목표 점수와 많은 차이가 있었죠. 이러다가는 목표를 이루지 못할 것 같다는 위기의식이 생기더군요. 정신을 바짝 차렸죠"

우선 지역균형선발 전형에 지원할 수 있는 자격 기준부터 확보하기로 결심했다. 서울대 경영학과라는 큰 목표 아래 세부 목표를 다시 세운 셈이다. 그는 "목표가 확실해 흔들리지 않고 차근차근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갔다"고 말했다.

그는 무작정 공부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을 지도 생각했다. "어떤 시간대, 어디에서 공부가 제일 잘 되는 지 등 세세한 부분까지 염두에 두면서 제게 맞는 공부법을 찾아나갔어요. 제 공부법 중 비효율적인 것은 없는지, 약점은 무엇이고 그 원인은 무엇인지를 찾으려고 노력했지요."

그의 가장 큰 약점은 바로 수학. 다른 과목에 비해 점수가 너무 안 나와 골머리를 앓곤 했다. 원인을 찾기 위해 노력한 결과, 개념을 완벽하게 공부하지 않아서라는 결론을 내렸다.

한군은 "개념이 탄탄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인터넷 강의를 듣고 개념이 잘 나와있는 문제집을 정독하면서 약점을 보완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고2때부터는 내신은 물론 모의고사에서도 수리는 늘 1등급이었다.

전형별로 전략도 달라야 한다

일찍부터 수시 지역균형선발 전형을 염두에 뒀기에 반영 요소들을 차근히 준비했다. "수시 전형의 핵심은 내신과 논술, 그리고 비교과영역이에요. 수시는 3년간 꾸준히 준비하는 것이 관건이에요. 특히 내신과 비교과영역은 3학년 때 임박해서 준비하면 실패합니다. 그렇다고 1학년부터 수시만 생각하며 정시 준비를 소홀히 해서는 곤란해요. 늘 수시와 정시를 함께 준비하되 1학년 때는 수시, 2학년 때는 동등하게, 3학년 때는 정시에 비중을 두면서 공부하는 것이 좋아요."

내신 공부를 할 때 그는 늘 '선생님이 왕이다'라는 생각을 했다. 오직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과 필기, 학습지 그리고 수업시간에 푸는 문제집만을 활용했다. 시험 한 달 전부터 교과서와 문제집을 오가며 3~4번 복습하면서 중요하다고 강조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취약한 단원은 이면지에 내용을 적어보기도 하고, 입으로 되뇌기도 하면서 시험범위를 빠짐없이 남에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반복했다. 덕분에 서울대 수시 1차 서류전형에서 80점 만점에 79.79를 기록할 만큼 우수한 성적으로 지원했다. 한군은 "고2때부터 늘 전교 1등을 했다"고 말했다.

반면 그의 비교과영역 이력은 화려하지 않다. 그가 지원한 경영학과와 관련된 활동은 단 하나도 하지 않았다. 토익이나 텝스 등 어학성적도 없었다. 대신 3년간 내내 열심히 임했던 학생회 활동을 부각시켰다. 그는 "열정을 다해 학생회 활동을 하면서 리더로서 느꼈던 자부심, 책임감 등을 자기소개서에 강조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경영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로 인정받고 싶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저는 목표학과와 연관된 경제 관련 경시대회에 한번도 나가지 않아 후회를 많이 했어요. 기회가 있을 때 미리미리 계획을 세워 관련 대회나 어학 시험에 도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수능 당일에 웃기 위해서는 3년간 부지런히 실력을 쌓아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 한얼군이 추천하는 영역별 학습법

언어영역 언어는 적은 분량이라도 매일 꾸준히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자료는 바로 기출문제, 수능 직전까지 기출 비문학과 문학 지문을 반복해서 풀어본다. EBS 문제집도 참고하는 것이 좋다.

수리영역 개념이 핵심이다. 개념을 정확히 파악하기 전에 문제를 풀거나 복습하지 않는 것은 금물이다. 수학에 자신이 없는 학생이라면 자신의 수준에 맞는 개념서부터 공부해야 한다. 단원의 내용을 빈 종이에 써내려 갈 수 있을 정도로 개념을 완벽히 파악한 뒤에 문제풀이를 시작한다. 기출문제를 풀 때에는 2~3점짜리 문제부터 차례대로 반복해서 풀어나가면서 자주 출제되는 개념이 무엇인지 파악한다.

외국어영역 문법이 핵심이다. 문법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있어야 문장구조를 파악할 수 있고 끊어읽기가 가능해져 독해가 수월해진다. 모의고사 듣기 문제를 이틀에 한 번씩 풀고, 독해나 어휘의 경우 매일 분량을 정해서 적어도 하루에 30분씩이라도 꾸준히 푸는 것이 좋다.

사회탐구 고2 겨울방학 때부터 차근히 공부량을 늘려나가야 한다. 선택한 2과목은 고2 겨울방학 때 인터넷 강의나 학교 보충수업을 들으면서 정리하고 고3 여름방학 때 나머지 과목을 정리하는 것이 좋다. 역사 과목은 반복을 통한 흐름 파악 및 사건 암기가 중요하고, 일반사회 과목은 용어를 정확히 숙지해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권화 학습도 효과적이다. 개념 설명이 잘 되어 있는 참고서, 인터넷강의 교재, 교과서 중 하나를 선택해 그 한 권의 책에 필기나 추가 내용, 평소에 잘 틀리는 부분 등을 체크해 공부할 때 그 책 한 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