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게 번지는 신종플루 "2차 대유행 시작"

조선일보
  • 김민철 기자
    입력 2009.10.26 03:21

    전체 환자 5만명 넘어… 일부 병원 진단 키트 동나
    "의심 증상 보이는 학생 곧바로 등교 중단시켜야"

    미국이 신종플루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신종플루 환자가 급증하면서 '2차 대유행' 단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들어 학교를 중심으로 신종플루 환자가 급증해 하루 평균 3000명이 넘게 발생하고 전체 환자 수는 5만명을 훌쩍 넘어섰다(보건당국 관계자). 인플루엔자 유행 정도를 나타내는 '인플루엔자 유사환자비율(ILI)'도 지난주 평소에 비해 2배로 늘어났을 정도로 신종플루가 무섭게 퍼지고 있다.

    서울대병원 등 신종플루 거점병원에는 24~25일 신종플루 검사를 받으려는 환자들이 하루 종일 길게 줄을 섰고, 일부 병원에서는 준비한 진단 키트가 부족해 환자들이 다른 병원으로 발길을 돌려야 할 정도였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하루 50~60명이던 신종플루 의심환자 수가 최근 100명 이상으로 배 이상 급증하면서 타미플루 처방이나 검사키트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정도"라고 말했다.

    "2차 대유행 시작"

    이번 신종플루는 특히 학교를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다. 지난 23일까지 전국적으로 신종플루 감염 학생 수가 4만1523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이 중 42.4%인 1만7605명은 최근 1주일 사이 발생한 환자였다. 신종플루로 휴교한 학교도 334개교로 이 중 39.5%인 132개교가 지난주 전체 또는 부분 휴교에 들어간 학교였다.

    고려대구로병원 김우주 교수는 "미국은 지난 여름에 이어 이번에 2차 대유행이 나타나고 있다"며 "우리의 경우 1차 파고는 비교적 조용하게 지나갔지만 이번에는 미국 수준의 큰 유행파가 올 것 같다"고 걱정했다.

    김 교수는 "우리 병원의 경우 2주 전까지만 해도 확진환자 수가 하루 10명 수준이었지만 15일 이후에는 50~100명 이상으로 폭증했다"며 "환자가 폭발적으로 발생해 일부 거점병원에서는 신종플루 환자로 병실이 꽉 차는 등 현장에서 보면 겁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날씨가 추워지면서 신종플루 바이러스 생존 능력이 좋아졌고, 이로 인해 환자가 늘어나다 보니 다시 이들과 접촉한 사람들이 걸리는 악순환이 대유행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백신 접종효과가 나타나기 이전인 11월에 정점이 오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학생들에 대한 백신 접종은 11월 중순부터 시작하고 접종효과는 접종 후 8~10일이 지나는 11월 말에야 나타나기 때문이다.

    다행히 신종플루 환자 급증에도 불구하고 아직 중증·사망 환자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지난 19일 20번째 신종플루 사망자가 나온 이후 추가 사망자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국가 재난 단계를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올릴 상황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전병율 전염병대응센터장은 "환자 수는 급증하고 앞으로 더 늘어나겠지만, 다행히 중증 환자가 급속히 늘어나는 것이 아니고, 이미 심각 단계에 준하는 행정체계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단계 격상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심 학생은 바로 귀가시켜야"

    보건당국은 학교에서 신종플루 확산을 막으려면 손씻기와 소독, 발열 체크 등이 중요하지만 지금 단계에서 신종플루 의심 증상을 보이는 학생을 신속하게 등교 중단 조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 신상숙 공중보건위기대응과장은 "아직도 학교나 보호자가 확진 판정을 받고 등교 중단 조치를 하려는 분위기가 있는데, 확진에 구애받지 말고 신속하게 등교를 중단시키는 것이 확산 방지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손 씻기만 잘해도 전염병의 70%는 예방이 가능하다며 학생·교직원이 손 씻기를 생활화하는 등 개인 위생을 철저히 지킬 수 있도록 지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질병관리본부는 일선 병원의 경우 신종플루 의심환자가 오면 확진 판정에 관계없이 곧바로 항바이러스제(타미플루)를 투여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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