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 한승연 "난 '생계형 아이돌'이 아닌 '근성형 아이돌'"

입력 2009.10.25 16:44 | 수정 2009.10.25 16:54

그룹 '카라'의 한승연/이신영 기자
24일 오후 2시 30분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인근의 한 커피숍. 머리를 질끈 묶은 20대 여성이 하얀 블라우스에 검정 앞치마를 두르고 에스프레소 기계에서 추출한 커피를 컵에 따랐다. 커피를 손에 든 이 여성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 “승연이가 만든 커피, 마셔 보시겠어요?”

카라의 한승연(21·경희대 연극영화과 휴학)을 이날 만났다. 카라는 2008년 7월에 미니앨범 ‘Rock U’로 컴백한 뒤 ‘Pretty Girl’ ‘Honey’ ‘미스터’ 등 잇달아 히트곡을 내며 팬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한승연은 ‘두근두근 투모로우’ 캠페인을 하는 삼성의 사회공헌 목적의 카페 홍보를 위해 ‘일일 바리스타’로 변신해 있었다. 카페를 찾아온 팬 200여명 중 거뭇거뭇한 턱수염이 난 20대 남성에게 한승연이 에스프레소를 한잔 건네니, 팬들이 탄성을 내질렀다. “우와, 승연 누나 짱~ 완전 예뻐요!” “완전 여신이다!”

2년 반 전까지만 해도 이 정도 인기는 상상도 못했다. 여자 그룹의 대들보인 핑클을 배출해 낸 DSP 엔터테인먼트가 “새 신화를 만들자”며 야심 차게 카라를 결성했지만 당장 기대한 만큼의 인기는 얻지 못했다. 원더걸스와 소녀시대, 양대 산맥이 당시로는 넘기 힘든 벽이었다.

한승연은 “많은 연예인들이 실패를 경험하고 바닥에 떨어지는데 우리 팀 역시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사람에겐 고통의 역치(?値)가 다 다르지만, ‘끈기있게 하자’고 스스로 주문을 외웠죠. 퀴퀴한 지하 연습실에선 ‘아, 집 거실에서 뛰어 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열심히 연습했어요.”


그룹 '카라'의 한승연/ 이신영 기자
빼어난 미인형 얼굴은 아니지만 동그란 눈에 티 없이 맑은 웃음을 소유한 한승연은 ‘안티 없는 연예인’으로 자리매김했다. 카라가 지금만큼의 인기가 없던 시절, 케이블 방송 등은 행사 때마다 앞 다퉈 한승연을 불렀다. 케이블 게임방송의 VJ를 하면서 ‘스타크래프트의 여신’이라는 명칭을 얻었고, KM TV ‘소년소녀 가요백서’ MC, ‘섹션 TV 연예통신’ 고정 출연 등 방송에 얼굴을 비출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며 모두 나갔다. 팬들은 그를 ‘생계형 아이돌’이라고 불렀다.

“절대 빈곤해서 열심히 한 게 아니에요. 사람들이 알아줘서 고맙긴 하지만, 돈이 필요한 건 아니었어요. 이제는 저를 ‘근성형’ 아이돌이라고 불러주세요. 근성 있게 뭐든지 노력하고 성장하는 게 좋아요.”

갓 20살을 넘긴 이 ‘근성형 아이돌’은 여유가 생기면 뭐든 손에 붙잡고 자기 계발에 몰두한다. 가수는 이효리와 보아, 연기자는 이미연을 ‘롤 모델’로 삼고 하루를 시작한다. 혹독한 스케줄 뒤 밤 11시, 12시에 귀가한 뒤에는 무대 밖에서 또 다른 세상에 푹 빠진다. 최근엔 8년 쉬었던 재즈 피아노 건반을 다시 두드리기 시작했다. 뉴에이지 악보를 보며 ‘어떤 화성에 맞춰 노래할까’ 머리를 싸매고 고민한다.

“피아노 실력은 거의 ‘제로’에 가까운데 악보는 볼 줄 알거든요. 피아노에 맞춰 노래를 해야 더 편안하고 제 속에 있는 감정을 느껴요.”

한 달에 2~3권씩 책도 읽는다. 최근엔 성장소설 위저드 베이커리(창비), 미스터리 역사소설 천년의 금서(새움)를 모조리 읽었다. 한승연은 “원래 한번 읽으면 끝까지 책을 읽는 습관이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욕심 많은 ‘얼리 어답터’이기도 하다. 최신 MP3, PMP, 게임기, 디지털 카메라, 노트북 3대….한승연은 “대부분 선물 받은 것이지만, 가전제품이라면 이것저것 다 갖고 싶다”고 말했다.

한승연은 얼마 전 “데뷔한 뒤에야 대학생과 첫 키스를 해봤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그 남자, 아직도 만나느냐”고 묻자, “아니요! 남자친구 없어요”라고 딱 잘라 말한다. 그러더니 대뜸 “내 이상형은 이렇다”며 설명을 늘어놓았다.

“다니엘 헤니의 외모, 강동원의 매력, 이준기의 섹시함, 현빈의 부드러움을 갖춘 남자를 만나고 싶어요. 아! 거기다 우리 아버지의 자상함까지 꼭 갖춰져야 해요.” 그는 “10년 뒤엔 연예인이 아닌 ‘아이 엄마’가 되고 싶다”고 귀띔했다. 자상한 엄마가 꿈인 한승연은 아직은 인스턴트 음식을 더 좋아한다. 전자렌지로 데워먹는 3분 카레가 그가 가장 좋아하는 요리 중 하나다.

“기회가 되면 연기도 해보고 싶어요. 욕심이 너무 많나요? 일단 저희 멤버들과 새 앨범 준비하고 있으니까, 예쁘게 봐주세요!”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