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정부는 아니라지만… 남(南)과 북(北), 뭔가 움직인다

    입력 : 2009.10.22 03:01 | 수정 : 2009.10.22 10:42

    南北 접촉 징후 ① "정부, 對北 전담팀 꾸려"
    징후 ② 김양건 訪中때 對南전문가 원동연 동행
    징후 ③ 자재·장비 등 9억원 가량 北에 지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이명박 대통령을 초청했다는 미 국방부 차관보의 브리핑을 청와대와 백악관 모두 "오해"라고 했지만 남북 간에 '뭔가 진행되고 있다'는 징후들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반면 정부 관계자들은 "우리로선 핵 문제 진전 등이 약속되지 않는 한 정상회담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며 "당장 성사되는 분위기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정부 고위소식통은 21일 "북한이 지금 남북정상회담을 원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노 코멘트"라고 했다.

    정상회담 등을 위한 남북 간 비밀 접촉 가능성에 주목하는 이들은 "지난 15~20일 방중(訪中)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원동연 아태평화위 실장을 데리고 간 것이 예사롭지 않다"고 지적한다. 원 실장은 2007년 남북 정상선언의 초안을 작성한 북측 실무자이고 그해 총리회담 합의문도 그의 손을 거쳤다. 지난 20년간 굵직한 남북 회담의 막후에서 활약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대남 정책을 총괄하는 김 부장이 원 실장을 대동한 것은 남북관계와 관련된 모종의 임무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을 가능케 하는 일"이라고 했다.

    남북 현안에 밝은 정부 소식통도 이날 "현재 남북관계 전반과 정상회담 준비 등을 위한 태스크포스(TF)가 꾸려져 있다"며 "여기에는 정부뿐 아니라 일부 민간 인사들도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는 "우리측에서 누군가는 김양건 부장 등 북측과 접촉하고 있지만 눈을 피하기 위해 '사각지대'에 있는 인사가 나서고 있다"고 했다. 그 인사의 신원에 대해선 "VIP(대통령)와 예전부터 인연을 맺어온 사람들을 주목해 보라"고만 했다.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일 것이란 추측도 나왔지만 류 전 실장은 측근을 통해 본지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현재 국가정보원·통일부·외교부 등은 뒤에서 지원만 하는 상황이라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다. 그러나 청와대 등 정부 공식라인은 남북 접촉설(說) 등에 대해 한결같이 "모른다"고 했다. 북한의 최근 적극적인 대남 접촉 움직임에 대해 정부 대북정책을 자문하는 한 교수는 "평양은 서울을 통해 워싱턴으로 가려는 것 같다"고 했다.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미북관계뿐 아니라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 등을 풀어보려는 것이란 분석이다. 기존의 '통미봉남'(通美封南·미국과 대화하면서 남한을 따돌림) 대신 '통남통미'(通南通美·남한을 통해 미국과 관계개선) 전술을 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전문가들 사이에는 남북정상회담의 조기 성사 가능성을 놓고 긍정론과 부정론이 맞서고 있다. 남주홍 경기대 교수는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북한 입장이 견고하기 때문에 정상회담의 조기 성사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이조원 중앙대 교수는 "북이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정상회담을 제안한다면 무조건 거부하기도 어려운 것 아니냐"고 했다.

    한편 정부가 이날 "남북 간 육로 통행에 필수적인 일"이라며 남북 간 군(軍) 통신선 현대화 공사를 위해 북측에 8억5000만원 상당의 자재·장비를 지원키로 했다고 밝힌 것도 최근 남북 대화 기류와 관련해 주목받고 있다.


    [핫이슈] 꿈틀거리는 남-북 그리고 핵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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