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 속 번영 61년… 이스라엘을 다시 본다] [2] USB(이동식 저장 장치)로 16억달러를 번 'IT 모세'

입력 2009.10.22 03:02

휴대폰 제작 모두(MODU)社 도브 모란 회장
8년 전 세계 최초로 발명 이번엔 손가락 두개 크기 초소형 휴대폰 만들어

이 사람 이름은 도브 모란(Moran ·53)이다. 사람을 꿰뚫을 듯한 눈초리에 큰 덩치의 소유자다. 그 큼직한 손에 너비가 손가락 두 개만한 기계가 쥐어져 있다. 이름은 모두(MODU). 2009년 기네스북에 '세계에서 가장 작은 휴대전화'로 기록된 단말기다. LCD모니터, 라디오, MP3 등에 이 단말기를 꽂으면 전화기가 순식간에 멀티미디어 장치로 변신한다. 모란은 이 단말기를 만드는 모두사 회장이다. 본사는 이스라엘에서도 부촌으로 꼽히는 텔아비브 근교 크파르 사바(Kfar Saba)에 있다.

벤처기업을 꿈꾸는 이스라엘 청년들에게 모란은 구루(Guru), 그러니까 정신적인 지도자로 불린다. 때는 2001년, 기이한 물건 하나가 지구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금은 'USB메모리'라고 불리는 디스크온키(DiskOnKey)라는 물건이다. 모란이 발명자다. 디스크온키 하나로 모란은 16억달러(약 1조9000억원)를 벌었다.

모란은 "내가 필요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했다. "2000년말 미국에 어떤 발표를 위해 갔다. 무대에 올랐는데 컴퓨터 전원 자체가 들어오지 않는 거다. 결국 발표는 망했다." 모란은 '자료들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아무 컴퓨터에나 넣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돌아왔다. 모란은 동료들에게 아이디어를 털어놨다. 모란은 "아이디어의 핑퐁게임이 시작됐다"고 했다. 탁구처럼 동료들은 묻고 대답하며 아이디어의 각을 좁혀 갔다. '주머니에 들어갈 작은 저장장치' '전원 불필요' '모든 컴퓨터에 쓸 수 있는 장치'…. 1년 만에 작품이 탄생했다. 열쇠뭉치처럼 작은 저장장치. 그래서 이름은 디스크-온-키라 했다.

도브 모란은“탁구공을 치는 것처럼 논쟁과 토론을 주고받으며 끝까지 아이디어를 살려나가면 성공한다”고 말했다. 2001년 USB메모리 발명으로 16억달러를 번 그는 이제 세계 최소형 휴대전화 단말기 모두(MODU)로 새로운 시장을 노린다./특별취재팀

'8메가바이트에 50달러? 플로피디스크는 1.4메가바이트에 30센튼데?' '딱 잃어버리기 좋다' 등등. 2001년 반응은 이랬다. 버텼다. 팔리지도 않았고 팔아도 손해를 봤지만 처음 개념을 고집하며 저장용량을 점차 늘려갔다. 모란은 "파일 사이즈가 커지면서 플로피디스크가 무용지물이 되고, 시장은 디스크온키에 친화적이 됐다"고 했다. 지금은 4기가바이트 용량이 기본인 이 물건은 2006년 7월 샌디스크라는 메모리 전문 기업에 기술이 팔렸다. 그 가격이 16억달러다. 모란은 이 돈을 종자로 삼아 지금 디스크온키를 진화시킨 모두 단말기를 개발했다.

"나는 머리가 좋은 사람이 아니다. 손에 잡히는 것들에 대해 아이디어를 생각하는 능력이 있을 뿐. 마음을 열고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논의하고 분석하면 된다. 기술에 대한 비밀은 없다. 오직 아이디어와 한번 결정하면 끝까지 간다는 의지가 있으면 된다." 논쟁과 토론은 유대교의 지혜가 담긴 '탈무드'의 기본 원리다. 독특한 의지, 이는 유대인의 생존법칙이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내 할아버지를 가장 존경한다. 할아버지는 홀로코스트(독일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에서 살아남았고, 이 땅에 와서 거칠게 삶의 터전을 일궜다. 그가 직접 일러준 것은 없다. 그의 삶 자체가 그대로 나에게 교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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