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 속 번영 61년… 이스라엘을 다시 본다] 요르단강 서안 검문소엔 웃음이 있었다

조선일보
  • 특별취재팀
  • 김형기 부국장
  • 박종인 기자
  • 이용수 기자
  • 박승혁 기자
    입력 2009.10.21 03:01

    에프라임 검문소 르포
    팔레스타인人 넘어와 일하고
    하루 600대 트럭분 교역도…
    하지만 장벽안 긴장은 여전

    서안지구 풍경.‘ 이곳은 팔레스타인지역이므로 이스라엘인은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 다’는 경고문이 붙어 있다./특별취재팀

    숨 막히던 가자지구 케렘 샬롬 검문소의 긴장감은 요르단강 서쪽 서안지구(West Bank)로 들어가는 에프라임(Ephraim) 검문소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가자에서는 케렘 샬롬이 유일한 통문이지만, 서안 쪽에는 20여개의 검문소가 양쪽 물자와 인력의 교류처 역할을 하고 있다.

    하역장과 세관, 보안시설이 포함된 2800㎡ 넓이의 부지를 가로질러 주황색 경계선이 그어져 있었지만, 이스라엘 검문관들과 팔레스타인 근로자들은 자유롭게 선을 넘나들었다. 물자를 하역하고 물건을 확인하면서 농담하고 웃기도 했다. 철책 너머 보이는 서안 쪽 작은 마을 모스크에서는 기도시간을 알리는 암송 소리가 흘러나왔다. 에프라임 검문소 책임자 로넨 카리브(Kariv)는 "저 마을 지도자들이 '하마스는 우리 마을에 오지 말라'고 결의하기도 했다"고 했다.

    아침 5시에 검문소가 열리면 서안 주민 5000명이 넘어와 일을 하고 오후 5시에 돌아간다. 트럭 600대 분량의 물자가 검문소를 통해 교류된다. 가자지구와 달리 구호품은 10% 미만이고 대부분은 상품들이다. 케렘 샬롬에서 금지된 철강·시멘트도 자유롭게 서안으로 넘어간다. LG전자 세탁기와 에어컨도 눈에 띄었다. 서안에서는 채소·직물 따위를 실은 트럭들이 올라왔다. 카리브는 "이스라엘 의류업체들 상당수가 (인건비가 싼) 서안지구에 공장을 두고 있다"고 했다. 그는 "서안 지구는 비즈니스 붐으로 지금 가장 풍요로운 시기를 맞고 있다"며 "내년부터 교역량을 두 배로 늘릴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서안 지구의 경제 발전을 지원해 테러를 줄이는 정책을 펴고 있다.

    긴장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자 쪽과 마찬가지로 8m 높이 콘크리트 장벽과 철조망이 검문소를 포위했다. 보안요원들은 엑스레이로 화물을 하나하나 훑고 의심스러우면 포장을 즉각 뜯어본다. 이스라엘 쪽으로 넘어온 팔레스타인인들이 오후 5시까지 돌아오지 않으면 바로 수배령이 떨어진다. 이들의 방문 목적은 취업과 사업에 국한된다. 검문소에서 서안 쪽으로 들어가자 긴장감은 증폭됐다. 서안지구 쪽에 설치된 철책선 너머 팔레스타인 마을 칼킬리아(Qalqilyah)가 보였다. 엄중한 검색을 통과해 양쪽을 갈라놓는 5m높이 철책에 가까이 다가갔더니 어디선가 이스라엘군 순찰차가 달려왔다. 칼킬리아 마을 입구에는 붉은 경고판이 커다랗게 서 있다. '여기서부터는 이스라엘군이 당신의 목숨을 지켜줄 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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