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日) 민주당 정권 '미(美)와 대등한 동맹' 시동 거나

조선일보
  • 권경복 기자
    입력 2009.10.16 03:08

    '인도양 급유 중단' 美에 공식 통보
    기타자와 日 방위상 오바마 訪日 앞두고
    "주일미군 협정 모욕적"

    미국의 아프가니스탄전(戰) 수행에 긴요한 일본의 인도양 급유(給油) 중단, 주일 미군 지위 협정이 '모욕적'이라는 기타자와 도시미(北澤俊美) 일본 방위상의 발언, "일본이 미국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일본 총리의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비판한 존 로스(Ross) 주일(駐日) 미 대사의 언급….

    예전의 미·일 관계에서는 생각할 수 없었던 일들이 최근 잇따라 터지고 있다. 특히 로버트 게이츠(Gates) 미 국방장관(10월 20~21일)과 버락 오바마(Obama) 대통령의 일본 방문(11월 12~13일)을 앞둔 시점에서다.

    미·일 동맹을 중시했던 일본 자민당이 8·30 총선에서 패하고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민주당 정권이 들어서면서 시작된 변화다. 하토야마 정권의 외교정책은 '미국과 대등한 동맹'과 '아시아 중시(重視)'로 요약되며, 일각에서는 이를 '탈미입아(脫美入亞)'라고도 표현한다.

    나가시마 아키히사(長島昭久) 일본 방위성 정무관의 급유 중단 방침 통보는 미·일관계 변화의 단면이라는 분석이 많다. 물론 급유를 중단한다고 해서 당장 미·일 동맹관계가 깨지는 건 아니다. 하토야마 정권은 '미국의 전쟁'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 대신, 이에 준하는 아프가니스탄 지원대책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외상은 지난 12일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농업지원과 직업훈련, 교육, 전력 제공 등의 지원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오키나와(沖繩)의 후텐마(普天間) 미군 기지 이전문제도 마찬가지다. 미·일 양국은 15일 워싱턴에서 후텐마 기지 문제를 협의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가시마는 미국 당국자들에게 "매우 곤란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현(縣) 내 이전 반대론을 제기했다고, 일본 교도(共同)통신은 보도했다.

    지금까지 미국은 오키나와 내 다른 지역으로 이전키로 한 지난 정권(자민당 정권)과의 합의(2006년)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새로 집권한 하토야마 민주당 정권은 오키나와가 아닌 다른 지역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오키나와 지역을 담당하는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국토교통상은 14일 "미국과 일본이 이미 합의한 (오키나와 내 지역으로의) 이전 계획을 제대로 이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합의의 재검토 필요성을 언급했다.

    하지만 일본 당국자들은 여전히 미·일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기타자와 방위상은 이날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해군과 공군력을 증강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미·일 동맹의 강화는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해상자위대에 의한 인도양 급유와 후텐마 기지의 오키나와 내 이전 등은 미국측의 줄기찬 요구였던 만큼, 미·일 동맹이 예전 수준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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