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에게] 지자체, '코페티션'이 절실하다

조선일보
  • 배기표·미국 델라웨어주 공인회계사
    입력 2009.10.15 03:28

    배기표·미국 델라웨어주 공인회계사

    최근 들어 경쟁 관계인 여러 기업이 서로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협력을 꾀하는 사례가 두드러지고 있다. 국내에서 이동통신 3사가 IMS(IP Multimedia Subsystem) 시장공략을 위해 공동전선을 형성한 것부터 국제적인 택배업체인 DHL과 UPS가 국적을 뛰어넘어 특송 업무에서의 협력을 체결한 것까지 변화는 다방면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는 전통적 산업화 과정에서 경쟁자와 한정된 시장을 놓고 제로섬 게임을 벌이는 것이 결국 자사의 발전이라고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다각화되고 변화가 빠른 현대에서는 서로의 경쟁과 협력으로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윈-윈(win-win) 전략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이다.

    '경쟁 속의 협력' 또는 '협력을 통한 경쟁'으로 볼 수 있는 이러한 움직임을 코페티션(copetition)이라는 경영학 용어로 표현한다. 협력을 뜻하는 'cooperation'과 경쟁을 뜻하는 'competition'의 합성어로, 예일대의 배리 J 넬버프 교수와 하버드대의 애덤 M 브랜든버거 교수가 비즈니스 전략을 보다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해 1996년도에 제시한 개념이다.

    코페티션의 목적은 기업 간의 극단적 경쟁이나 협력에서 초래되는 불확실성과 위험을 회피한다는 측면과 합작투자 등 다양한 기업자원의 혼합을 통해 경쟁 가능성의 감소 및 자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시장의 변화를 이끈다는 데에 있다. 좀더 크게 보자면 결국 상생이다.

    효율을 중요시하는 서양의 경영학에서 파생된 개념이지만 더불어 살아가자는 동양의 정신과도 맥을 같이한다는 점에서 친숙하게 다가온다. 이러한 점에서 비단 대기업뿐만이 아니라 지방의 중소기업들과 나아가 소상공인들도 상생 경영으로 시야를 넓혀보았으면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실질적인 중개 노력이 있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지방자치단체는 지역 내 중소기업들을 위한 코페티션 창구를 설치하고, 전담인력을 배치하여 효율적인 컨설팅 및 중개업무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중소기업들이 가진 핵심역량을 파악해 상호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영역과 범위를 명확히 하는 것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특히 사업 간 연계 여부 및 구조를 파악해 경쟁기업의 기반을 해치지 않고, 각자의 사업영역에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코페티션을 위한 행정서비스인 것이다.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기업 간 이합집산이 빨라지면서 단일 기업의 완벽한 홀로서기가 힘든 시대가 왔다. 특히 변화하는 내·외부 경영환경의 위험에 단독으로 신속하게 대처하기 어려운 지방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그 위험성이 더욱 높아 보인다. 이러한 코페티션을 통한 상호 시너지 획득이 가능하다면 지방 중소기업의 경쟁 역량은 자연스럽게 강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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