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마다 그 운용사를 대표하는 간판 펀드가 있기 마련이다. 주로 많은 자금을 유치한 펀드들인데, 회사 입장에서도 가장 신경을 쓰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각 자산운용사를 대표하는 대표 펀드들의 최근 성적은 어떨까.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의뢰해 37개 자산운용사의 일반 주식형펀드 가운데 설정액이 가장 큰 대형 펀드를 대상으로 수익률과 자금 유출입 현황 등을 조사해 봤다.
◆대표 펀드 절반 정도는 평균 이하 성적, 규모 작은 펀드가 우수
운용사 대표 펀드라고 해서 반드시 성적이 좋은 건 아니었다. 조사 대상 37개 펀드 가운데 올해 수익률이 일반 주식형펀드 평균인 48.21%에 못 미치는 펀드가 17개 달했다.
주로 몸집이 작은 펀드들의 성적이 좋았다. 운용사 대표 펀드 중 설정액이 1000억 원 미만인 펀드는 15개였는데 이 중 5개가 수익률 상위 10위에 들었다.
올해 수익률이 가장 좋았던 펀드도 설정액이 600억원 수준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의 '트러스톤칭기스칸증권투자신탁[주식]A클래스'였다. 이 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약 67%로 같은 기간 국내 일반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보다 18%포인트 이상 높았다. 이 외에도 칸서스자산운용의 '칸서스하베스트선취형증권투자신탁1(주식)', 아이자산운용의 '아이좋은지배구조증권투자신탁1(주식)ClassA',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증권투자신탁-자1'처럼 설정액 1000억원 미만 펀드가 좋은 성적을 보였다.
특히 지난해 6월 나란히 자산운용업 인가를 받으며 자산운용업에 진출한 트러스톤자산운용과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선전이 눈에 띄었다. 이들의 1호 펀드이자 대표펀드인 트러스톤칭기스칸펀드와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펀드는 올해 수익률에서 상위에 올랐을 뿐 아니라, 최근 1년 수익률에서도 각각 65.09%, 53.88%를 기록해 1·2위를 차지했다. 이 두 펀드 외에 최근 1년 수익률이 50%를 웃돈 운용사 대표펀드는 하나도 없었다.
비교적 설정액이 큰 펀드 중에서는 한국자산운용의 '한국투자네비게이터증권투자신탁 1(주식)(A)'과 ING자산운용의 'ING1억만들기증권투자신탁1(주식)'이 연초 후 60% 이상의 수익을 올리며 선전했다.
설정액 1조원이 넘는 대형 펀드들은 평균 수익률에도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다. 설정액이 약 3조3000억원에 달하는 '미래에셋인디펜던스주식형K-2ClassA'는 올해 47.6%의 수익률로 주식형펀드 평균에 0.6%포인트 정도 못 미쳤다. 각각 설정액이 약 1조6000억원, 1조1700억원에 이르는 KTB자산운용의 'KTB마켓스타증권투자신탁[주식]_A'와 한국밸류자산운용의 '한국밸류10년투자증권투자신탁1(주식)'도 올해는 각각 44.55%, 41.58%의 수익률을 올리는 데 그쳤다.
◆환매가 수익률에도 영향 끼쳐
수익률이 좋았던 펀드는 대체로 자금이 들어오거나 자금 유출이 그리 크지 않았다.
올해 수익률이 가장 좋았던 트러스톤칭기스칸펀드는 올해만 약 490억원의 자금이 새로 들어왔다.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펀드도 올해에만 전체 설정액의 3분의 1 정도가 신규 유입됐다. 다만 하나UBS자산운용의 '하나UBS인Best연금증권투자신탁1[주식]'은 가장 많은 516억원의 신규 자금을 유치했지만, 올해 수익률은 평균에도 못 미치는 46.26%를 기록했다.
반면에 올해에만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간 삼성투신운용의 '삼성당신을위한리서치증권투자신탁 1[주식](A)'이나 KTB자산운용의 'KTB마켓스타증권투자신탁[주식]_A'는 올해 수익률이 평균에 못 미쳤다.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간 펀드 가운데 평균 이상의 수익률을 유지한 펀드는 신한BNPP자산운용의 '신한BNPP미래든적립식증권투자신탁 1[주식](종류C)'이 유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