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 시대의 종언, 이젠 페이스북이 왔다

입력 2009.10.13 15:26

최첨단 커뮤니케이션으로 각광 받던 ‘이메일’마저 그 시대가 끝난 것일까.

월 스트리트 저널(WSJ)는 13일(현지시각) “이메일은 커뮤니케이션 수단의 최고봉으로 군림해왔다”며 “하지만 그 시대는 끝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WSJ는 “새로운 웹 커뮤니케이션 수단인 트위터, 페이스북이 등장하면서 이메일은 무용지물이 됐다”며 “물론 이메일을 많이 사용하고는 있지만 인터넷에 ‘로그인’하거나 ‘로그오프’하듯 우리가 의지가 있을 때 확인하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WSJ에 따르면, 이제 전 지구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어 책상머리에 앉아있거나 휴대폰 통화를 할 때도 언제나 ‘연결’되어 있는 상태라는 것이다. 이른바 ‘항상 연결된 상태’(Always-on connection)인 것.

닐슨 리서치에 따르면, 2009년 8월 현재 미국·유럽 등 호주브라질에서 이메일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2억 7700만명에 달한다. 전년 대비 21%나 많아진 수치다. 하지만 이른바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를 사용하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2009년 8월 현재 3억 100만명이다. 전년 대비 무려 31%나 이용자가 치솟았다.

캘리포니아 컴퓨터역사 박물관 큐레이터 알렉스 보차넥씨는 “’이메일’은 더 이상 획기적인 서비스가 아니며, 같은 네트워크 안에서 다양한 메시지와 파일을 처리할 수 있는 소셜 네트워크가 앞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1주일에 이메일 수십통을 작성하는데 진땀을 뺐다면, 이제 당신은 하루에만 수십 개의 메시지를 수백 명의 사람에게 보낸다. 한가지 특징이라고 한다면 이메일을 보내는 대상은 당신의 친한 친구일 수도 있지만, 아예 모르는 사람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트위터 서비스의 경우 자신의 신상정보를 볼 수 있는 팔로워(follower)들에게 140자 짜리 메시지를 보낼 수 있게 설계됐다. 굳이 이메일로 ‘친구야, 나 취업했어’라고 보내기보다 당신을 ‘따라갈 수 있는’(follow) 기능을 선택한 팔로워(follower)들에게 트위터로 메세지를 보내면 된다.

트위터에는 또 ‘태깅’(tagging) 기능이 있다. 태그를 따라오는 ‘회사 이름’이나 ‘#’표시 등을 보고 사람들이 태그를 쫓아간다. 과거엔 사람들이 이메일을 통해 사진을 교환했다면 이제는 태그에 사진과 자신의 위치를 함께 포스팅 해놓는다. 사용자들은 적은 노력을 들여 사진을 보고 장소가 어디 깊숙한 골목에 위치했는지 쉽게 파악이 가능하다. 이때문에 ‘태깅’은 새로운 사회적 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 잠재력을 제공한다.

페이스북의 경우 굳이 질문을 던지지 않아도 알아서 질문을 답변해 준다. 친구가 출근을 했거나 홈페이지를 업데이트 했는지 여부 등의 시시콜콜한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애써 ‘질문’할 필요가 없다. 굳이 이메일처럼 ‘인박스’(inbox)를 일일이 확인할 필요 없이 꾸준히 친구들의 업데이트 정보들이 실시간으로 나타난다. 당신의 컨텐트물에 링크를 걸어 ‘코멘트’할 수 있는 것도 물론이다.

사실 이메일의 가장 큰 변화는 메일을 보낼 때마다 자신의 ‘프로필’을 첨부시킬 수 있다는데 있었다. 이제 새로운 소셜 네트워크에서는 그 보다 더 고농도의 프로필을 축적할 수 있고 사람들과 공유가 가능해졌다. 이 때문에 사람들과 더 빨리 친밀해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동시에 사용자는 상대방이 있는 장소나 기분 등을 데이터베이스로 파악할 수 있어서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도 줄일 수 있다.

이에 따라 아메리칸 온라인(AOL)과 야후(Yahoo) 등 10개가 넘는 회사들이 이 같은 소셜 네트워크 모델을 만들기 위해 분주하다.

물론 문제도 있다. 너무 많은 정보가 실시간으로 올라오기 때문에 뭐가 중요하고 뭐가 중요하지 않은지 판가름하기 힘들다. 이른바 범람하는 정보의 홍수 속에 다른 사람의 중요한 메세지 조차 걸려 내버릴 수 있다. 이메일은 1~2개 폴더를 ‘필터링’하는 수준이라면, 페이스북의 경우 보다 세세하고 치밀한 필터링이 이루어져야 하긴 하다. 이 탓에 페이스북에서는 오로지 친한 몇 명에게만 자신의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마지막 질문이다. 새로운 서비스는 시간을 절약할까? 아니면 오히려 낭비를 부추길까?

혹자들은 “더 많은 자료와 메세지를 보낼 수 있는 창구가 많아져서 시간을 많이 쓸 것이다”고 할 것 같다. 우리의 시간을 잡아먹을 수 있는 반면, 더 생산적인 활동을 장려할 수 있다. 그러나 굳이 당신의 ‘상관’에게 “저 오늘의 일정은 이렇습니다”라고 이야기할 필요도 없고, 굳이 ‘의미없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위해 불필요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앞으로 당신은 가장 친한 친구 6명에게 ‘여행간다’는 정보를 이메일로 보낼 것인가, 아니면 그냥 ‘친구’ 500명에게 ‘알아서’ 메시지를 읽도록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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