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감독 존경해 출연했지만 내용은 나도 어려워"

입력 2009.10.12 03:15 | 수정 2009.10.12 04:26

'나는 비와 함께 간다' 연기한 할리우드 스타 조시 하트넷

부산을 찾은 할리우드 스타 조시 하트넷은“한국 팬들의 환호를 보고 처음엔 이병헌 의 인기 때문인가 했었다”며“한국 팬들이 그렇게 많을 줄은 몰랐다”고 했다./부산=김용우 기자 yw-kim@chosun.com
개막 후 4일째인 11일까지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배우는 할리우드 스타 조시 하트넷(31)이다. 그는 베트남프랑스인 트란 안 헝 감독의 신작 '나는 비와 함께 간다'에서 이병헌·기무라 다쿠야와 함께 연기했으며, 부산영화제 초청을 받아 처음 한국을 찾았다. '나는 비와…'는 예수의 생애를 축약한 듯 종교적이고 철학적이며 무척 난해한 영화다. 그는 영화에서 실종된 남자(기무라 다쿠야)를 찾아 떠나는 탐정 역할을 맡았다. 지난 10일 부산에서 만난 그는 "감독을 무척 존경하기 때문에 이 영화에 출연하게 됐다"면서 "그러나 솔직히 아직도 이 영화의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에 와서 사흘을 지내보니 어떻습니까.

"솔직히 한국 팬들의 반응이 어떨지 전혀 몰랐는데 엄청난 환호를 받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부산영화제는 생각했던 것보다 굉장히 큰 축제더군요. 저는 뉴욕 맨해튼의 코리아타운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살고 한국인 친구도 있어요. 제 동생은 한국어를 공부하러 서울에 7개월쯤 살았고요. 다음엔 꼭 서울에 가보고 싶습니다."

―이병헌씨와 오랜만에 만났지요.

"몇 달 전에 일본 개봉 때 만난 뒤 처음입니다. 어젯밤 이병헌·기무라 다쿠야씨와 만나서 늦게까지 이야기를 했어요. 이병헌씨는 제가 아는 할리우드 사람들과 작업을 진행하고 있더군요. 기무라씨는 아이들 이야기와 요즘 재미 붙인 서핑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나는 비와…'는 그간의 작품들과는 무척 다른데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요.

"이 영화는 매우 시적(詩的)인 작품입니다. 영화에 대한 해석이 관객들에게 맡겨져 있죠. 저는 훌륭한 감독들과 함께 일하려고 애써왔어요. 트란 감독의 전작 '그린 파파야 향기'와 '씨클로'를 보고 감독을 존경하게 됐죠. 그래서 출연하기로 했습니다."

―이미 개봉한 외국에서도 그랬지만 부산에서도 이 영화는 '불편하다', '불친절하다'는 논란을 낳고 있습니다.

"무척 불편하고 어둡고 때론 고통스러운 영화지요. 그러나 고통도 삶의 일부분이며, 감독님은 그것에 천착한 것 같습니다. 어떤 영화는 질문에 대답하는 방식이지만, 이 영화는 질문을 제기하는 영화입니다. 그 대답은 관객 각각에 달려 있습니다."

―그만큼 연기도 쉽지 않았을 텐데요.

"제 캐릭터는 파멸 직전에 서 있는 인물이었죠. 정상과 정신이상 사이의 희미한 경계를, 내면의 모습을 보여줘야 했습니다. 감독님은 이 영화가 뭘 말하려 하는지 말한 적이 없어요. 아마도 이 영화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감독님밖에 없을 겁니다."

―평소 어떤 영화를 즐겨 봅니까.

"저는 좀 더 아방가르드(전위적)한 영화를 좋아합니다.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8과 ½'이 제가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다음 작품으로는 어떤 영화를 생각하고 있습니까.

"분명한 건 이렇게 어두운 영화는 아니라는 거죠(웃음). 로맨틱한 러브스토리를 해보고 싶습니다. 20대 때 저는 제가 뭘 할 수 있을지 탐색했습니다. 저는 청개구리(contrarian) 기질이 있어서 누가 왼쪽으로 가라고 하면 오른쪽으로 가곤 했어요. 전 제 초기 이미지('진주만' 등에 출연한 전형적인 할리우드 스타)를 벗으려고 계속 노력 중입니다."

―자연인으로서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글쎄요. 저는 사려 깊고 창의적인 사람이 되고 싶어요. 모든 종류의 예술에 관심이 있고, 사람들이 쌓은 지식을 소비하는 데 관심이 많습니다. 새로운 것을 실험하고 모험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부산을 찾은 할리우드 스타 조시 하트넷은“한국 팬들의 환호를 보고 처음엔 이병헌 의 인기 때문인가 했었다”며“한국 팬들이 그렇게 많을 줄은 몰랐다”고 했다. /김용우 기자 yw-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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