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땅사' 개그맨은 웃고, 시청자는 뿔났다?

입력 2009.10.11 20:16


[스포츠조선 T―뉴스 박현민 기자] MBC 새 개그 프로그램 '하늘도 웃고 땅도 웃고 사람도 웃고'(이하 하땅사)를 본 시청자들의 심기가 불편하다.


'하땅사'는 국내 최초 개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표방 박준형의 M패밀리와 정찬우의 C패밀리로 나뉘어 개그 배틀을 벌이는 형식. 방영 전부터 이경실 박미선 정찬우 박준형 등 MBC 간판 개그맨들이 총출동한다는 사실만으로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11일 첫 방송 후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올라온 몇몇 코너에 대한 시청자들의 의견이 좋지 않다.


문제가 된 코너는'나 이런 사람이야','좀비','으악' 등 3가지.

'나 이런 사람이야'는 M패밀리의 팀장을 맡고 있는 박준형이 인기코너 '마빡이'를 함께 했던 정종철, 오지헌 등과 함께 선보인 UCC 개그.


'실천하는 개그'를 외치는 그들은 첫 회에서는 '물을 아끼자'는 내용으로 각자 UCC를 촬영, 누가 가장 물을 아꼈는지를 겨뤘다. 이 과정에서 오지헌은 청계천에 들어가 목욕을, 정종철은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 분수대에서 샴푸로 머리를 감았다. 이에 시청자들은 "모두가 사용하는 공공장소에서 이러는 건 방송 횡포다"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라"라며 시청 후 불쾌함을 호소했다.

표절 의혹도 불거졌다. 좀비를 사냥하는 헌터들과 좀비들의 싸움을 다룬 '좀비'라는 코너는, '좀비도 사실 인간처럼 따뜻한 마음이 있다'는 의외성을 개그 코드로 삼았다. 비록 개그 배틀에서는 졌지만 "가장 재미있던 코너였다"며 시청자들은 극찬했던 코너기도 하다.


하지만 한 시청자는 방송 후 "'좀비'는 일본 프로그램 '진나이 토모노리-좀비게임'이랑 비슷하다. 특히 생일 축하해 주는 부분(이 그렇다)"고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일본의 유명 개그맨 진나이 토모노리가 선보였던 콩트 '진나이 토모노리- 좀비게임'은 실제가 아닌 게임 속 좀비들과 개그를 진행해나간다는 점에서 '하땅사-좀비'와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그렇지만 '진나이 토모노리- 좀비게임'에서 좀비가 자신을 죽이려는 상대방을 위해 생일 파티를 해주고, 죽기 전에 신발을 정리하고, 깨진 유리를 직접 청소하는가 하면, 다가오면서 '신세 좀 지겠습니다(おじゃまします)'를 외치기도 한다. '인간적인 좀비'가 주요 개그 코드로 활용됐다는 점에서 유사성을 보인다.
'으악'은 한국의 경로사상에 어긋난다고 쓴소리를 들은 경우다. 건강이 좋지 않은 할아버지(김경욱)를 앉혀놓은 채 두 아이(김태환 문규박)가 곁에서 할아버지를 괴롭히는 뉘앙스의 개그를 풀어간다. 얼핏 KBS 2TV 개그콘서트의 장동민 유세윤 유상무의 '할매가 뿔났다'가 떠오를 수 있지만 그보다는 직설적이다.

한 시청자는 "('으악'이라는 코너는) 노인보고 빨리 보낸다고 비하하면서 낄낄대고 웃는 건가…"라며 걱정을 표했다.

'하땅사'는 MBC '개그야'의 실패를 딛고 '코미디 왕국'의 명성을 되찾겠다고 만반의 준비를 했던 프로그램이다.

이런 부분이 자칫 제작진과 출연진의 지나친 부담감으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혹은 시청자들의 지나친 기대감이 오히려 '하땅사' 평가의 독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고, 긍정적인 평가에 섞여 몇몇 문제점이 초반에 드러났다는 사실이다.

누군가 '무플 보다는 악플이 낫다'고 하지 않았던가. 욕을 먹는 것도 하나의 관심이다. '개그야' 폐지라는 중차대한 결정을 내렸던 MBC니 만큼 이번에는 시청자의 의견을 십분 수용해 '하땅사'를 더 나은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나가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쏟아야 한다.

'하땅사'가 지금부터 진화를 위해 쉼없이 노력한다면 분명 방송 전 내걸었던 'MBC의 코미디 왕국 부활'의 대업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gat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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