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출신 래퍼 취랩, 그가 삶을 택한 세 가지 이유

입력 2009.10.05 15:09

< 사진= 김보라 기자 boradori@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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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T―뉴스 백지은 기자] 조폭출신에 수감생활이란 독특한 이력으로 화제가 되었던 래퍼 취랩이 증오가 아닌 삶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 답은 '음악'이었다.

취랩은 T-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랩을 하며 가슴 속에서 뭔가 폭발하는 것을 느꼈다"며 "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랩으로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사실 수감 시절 초반엔 음악에 대한 열정을 접은 상태였기 때문에 내게 랩을 시키는 사람들이 싫었다. 그런데 점점 하다 보니 가슴 속에서 뭔가 폭발하는게 있었다"며 "그래서 출소 후 뜻이 맞는 동생들과 힘을 합쳐 앨범을 만들기 시작했다. 막노동을 하면서 중고 악기를 하나하나 구매하고 작업실도 마련했다. 작업실이라고 하기도 초라한 공간이었지만 너무 소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투팍이나 50센트처럼 힘든 시절을 겪고 올라와 자기 얘기들을 풀어놓는 음악이 좋다. 그래서 이번 앨범의 가사도 전부 내 얘기만은 아니지만 100% 실화만을 담았다. 앞으로도 나처럼 힘들게 살아본 뮤지션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들려줄 수 있는 얘기가 많기 때문이다. 영화 '똥파리'처럼 거칠고 욕이 난무하지만 마지막에는 감동을 줄 수 있는 그런 음악을 하고 싶다"며 씩 웃었다.

그가 삶을 선택한 두 번째 이유는 '할머니'다.

취랩은 이번 앨범을 '할머니에게 바치는 앨범'이라고 할 정도로 할머니에 대한 사랑이 각별했다.

그는 "어려서 부모님이 이혼하신 뒤 할머니가 나와 여동생 두 명을 키워주셨다. 할머니는 무척 개방적인 분이셔서 나는 여자, 친구, 음악 등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할머니와 나눴다"며 "할머니에게 중국 간다고 하고 교도소에 들어갔는데 뇌출혈로 쓰러지셨던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뒤 1년이 지나서야 임종 사실을 알게 됐다.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도 못했는데 임종까지 못 지켰다는 사실에 미칠 것 같았다. 할머니에 대한 사랑을 뒤늦게라도 표현하고 싶어 '이터널 러브 포 그랜드마(Eternal LUV 4 Grand Ma)'도 만들었다"고 말했다.

취랩이 삶을 택한 마지막 이유는 '희망'이다.

그는 "불확실하고 위험한 미래가 싫었다.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에 앞으로는 행복해지고 싶었다"고 말했다. 취랩은 "그래서 어두운 과거를 굳이 숨기지 않았다. 모든 걸 공개하고 떳떳하게 내가 변화해 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나도 언젠가는 타이거 JK 처럼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 지금은 곡들이 많이 거칠지만 앞으로는 변해가면서 세상의 아름다움, 자식과의 행복. 이런 것들을 노래하고 싶다"며 쑥스러워했다.

취랩은 지난 9월 11일 1집 앨범 '증오에서 삶으로'를 발매했다. 앨범의 타이틀곡인 '이터널 러브 포 그랜드마(Eternal LUV 4 Grand Ma)'는 거친 가사 속에 할머니에 대한 사랑을 담았다. 서정적인 멜로디와 취랩의 거친 랩이 묘한 앙상블을 이룬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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